[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딸의 남자친구를 괴롭힌다는 이유로 30대 가장이 노래방에서 중학교 1학년생 8명을 폭행한 사건이 충남 아산에서 발생했다.

아산경찰서와 피해 학생들의 부모 등에 따르면 학부모 A(39)씨는 부인과 함께 지난 11일 오후 3시30분경 아산지역 모 코인노래방을 찾아가 중학생 8명을 상대로 뺨을 때리는 등의 폭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학생들의 얼굴 사진을 촬영한 후 주소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똑바로 적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피해학생들의 부모들은 주장했다.

A씨는 이날 "남자친구가 노래방에서 다른 학생들과 시비가 붙었다"는 딸 전화를 받고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딸 남자친구 B군은 지난 10일 아파트에서 침을 뱉은 일로 폭행을 당한 8명 중 1명과 시비가 붙었었고, 이날 노래방에 다시 만나 다툼으로 이어졌던 것. 

실제, 이날 경찰의 출동은 A씨의 폭행신고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A씨 딸 남자친구가 112로 '친구들이 욕하고 시비 걸고, 어제 오늘 계속 그런다. 형들도 우리집에 쳐들어 왔었다'는 신고를 하면서다. 

따라서 최초 파출소에서는 이 사건을 '학교폭력'으로 인지했고, 8명의 학생들은 노래방에서 시비가 붙었던 부분에 대해서만 진술을 했다. 폭행 피해 학생들의 진술과정에서 A씨도 파출소로 동행했지만, 자신의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함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폭행사실은 학생들이 진술을 마치고 파출소를 나선 후 "A씨에게 구타를 당해 많이 아프다"고 자신들의 부모에게 얘기를 하면서 확인됐다. 

학부모 C씨는 "사진을 찍고 주소까지 적어간 후 죽이겠다고 협박한 일을 14살짜리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침을 뱉은 일로 시비가 붙었던 아이 외에는 자신이 왜 맞았는지 이유조차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부모 D씨는 "작은 동네여서 언제 어디서 A씨와 우리 아이들이 마주칠지 모른다"며 "경찰이 사건을 빨리 처리해주길 원했지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학생들을 먼저 조사한 후 A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A씨가 사진 촬영 후 협박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파출소에서 이미 작성된 학생들의 피해 사실 진술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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