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청사. / 중부매일 DB
충북도청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사설] 충북도와 투자 협약한 기업 중 상당수가 투자를 중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행정사무감사 결과가 나왔다. 가동 중인 기업과 예상고용인원도 드러났다. 충북도가 그동안 발표한 내용과 달랐다. 결론은 전형적인 보여주기 식 행정이었다. 충북도가 틈만 나면 투자유치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엊그제 충북도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상식(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4년 51개 투자협약 기업 가운데 9곳이 중도 포기, 2곳이 폐업하는 등 2016년까지 충북도가 유치했다고 발표한 기업 가운데 20%가량이 투자를 중도 포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의원이 "이 기간에 투자협약을 한 기업 가운데 입주 준비 및 설계 등을 이유로 투자를 미루면서 현재 가동 중인 기업은 5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가동 중인 기업들도 투자 유치 발표 당시 예상 고용 인원의 60%만 고용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지적했지만 협약을 한 기업들이 모두 투자유치로 이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해당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거나 시장 환경이 달라지고 투자여건이 변했다면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고 축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 중 가동하고 있는 기업이 절반뿐이라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기업유치를 뻥튀기해 홍보했거나 충북도의 사후관리가 부실했다고 볼 수 있다.

2년 전에도 충북도의 투자유치 실적에 '허수'가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충북도의회 최광옥 의원의 도정질문 자료에 따르면 도는 민선 5~6기 이시종 지사 임기 중 548개 기업에서 총 43조 3천15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지만 총 투자 예정금액이 2조 3천861억원에 달하는 73개 기업은 도와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 중 60개 기업은 투자를 공식 포기했다.

기업투자 유치는 충북도의 세수 확대와 고용 창출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 무엇보다 이 지사가 투자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치하할만한 일이다. 특히 투자유치가 활발해지면서 제조업 증가율, 수출증가율, 고용률등 각종 경제지표가 향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행정력만 낭비하고 시간만 끈 채 무산된 사례도 적지 않다 2년전 이란 투 마이 전통의학 기업과 20억 달러(2조 3천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결국 오송산업단지에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무산됐다. 투자유치는 역대 충북지사가 공통적으로 공을 들인 현안이다.

10여 년 전 정우택 전 지사 시절에도 투자유치 실적을 홍보하며 "도정 사상, 전국 최고의 투자 유치를 달성한 쾌거"로 "'경제 특별도'실현을 가시화하고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지만 일부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업을 유치하면 지역경제가 눈에 띠게 좋아진다는 것은 SK하이닉스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투자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기업숫자와 투자규모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통해 산업 구도 다변화와 산업 파급력이 큰 기업 유치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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