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과 이후 대선, 간판 예고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물러나는 충북 음성(금왕읍)출신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정치권에서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투톱으로 활약했으나 각종 경제지표 악재에 따라 물러나는 것이지만 여야 정치권으로선 김 부총리의 '인생 스토리'가 21대 총선이나 이후 대선에 매혹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흙수저'에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고졸신화'의 대표적 인사인 김 부총리는 어려운 어린 시절에 굴하지 않고 불굴의 노력으로 경제 수장에까지 오른 실력파 승부사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야간대학을 다니면서도 지난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 같은 해 제6회 입법고시를 합격한 노력·실력파의 상징으로, 국민들에게는 이미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친숙히 다가서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간 김 부총리는 교체 설에 힘이 실릴수록 정치권에선 몸값이 오르는 이상 현상을 보여왔다.

김 부총리 행보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한국당은 과거 이회창 전 국무총리와 빗대 김 부총리를 현 정부와 각 세운 경제부총리로 심심치 않게 포장하는 분위기다. 이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총리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대쪽총리'라는 별칭을 얻었고, 이 후 대선 후보 반열에까지 올랐다.

여기에 김 부총리가 이명박 정부때 기재부 2차관,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는 등 야당 인사들과 가깝운 점에도 한국당은 기대를 거는 눈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김 부총리를 보수 진영에 빼앗길까 연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김 부총리 달래기에 정성을 다하려는 모습도 잇따라 감지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14일 "김 부총리는 분명 문재인 정부의 자산이다.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분으로 결국 우리(진보 진영)와 같이 갈사람"이라며 "21대 총선에 민주당 대표 주자로서 김 부총리가 전면에 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이시종 충북지사 역시 최근 국회출입 충북지역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김 부총리의 민주당 영입에 대해 크게 공감을 표시하는 등 이미 중앙당과 도당 차원의 영입 전쟁이 시작됐음을 암시하는 듯 했다.

이런 가운데 김 부총리는 이날도 국회를 찾아 새해 예산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김 부총리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를 국회에서 만나 "예산 법정 시일 내에 제가 책임지고 마무리 짓겠다"며 "국회에서 잘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부총리는 "지금 계획대로라면 주내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심의를 해야 하는데 조금 지연되고 있는 것 같다"며 "잘 처리를 해달라는 부탁을 드리러 왔다"고 물러나지만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임 지명자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국회 인사 청문 절차와 대통령의 정식 임명 절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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