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발효과학
김장, 발효과학
  • 중부매일
  • 승인 2018.11.1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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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가을을 만끽할 새도 없이 겨울이 문턱에 와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맘때 월동준비를 시작했지만, 사실 요즘은 과학의 발달로 월동준비란 단어가 생소합니다. 그래도 주부들의 대표적인 월동준비는 바로 김장이겠죠. 저도 시댁에서 해주시는 김장을 받아서 먹다가 작년부터 직접 김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이달 중순쯤 할까 하는데 김장을 한다고 생각하면 먼저 겁부터 납니다.

그래도 다행히 요즘은 절임배추가 있어 훨씬 편해졌습니다. 아파트에 살다보니 직접 배추를 절여서 하기에는 힘들고 불편해서 저도 절임배추로 김장을 합니다. 김치처럼 채소를 소금이나 식초에 절여서 만드는 방법을 침채(沈菜)라고 하는데, 침채는 채소 저장법의 하나로 채소를 소금물에 절이면 삼투압에 의해 채소의 세포액 성분이 절임물로 빠져 나오고 미생물의 번식으로 인해 빠져 나온 채소의 세포액 성분이 분해되어 산 또는 조미성분을 만들며 이것이 소금과 함께 채소의 세포조직 속에 들어가 특수한 맛과 향을 내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소금은 양념의 맛이 채소 조직 내에 잘 침투되고 김치가 발효할 때 좋지 않은 균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중국의 파오차이, 일본의 스케모노, 서양의 피클 등이 침채류에 속하는데 우리나라 김치가 이런 침채류와 다른 점은 각종 양념과 재료를 섞어 버무리는데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젓갈과 쌀가루 등을 넣어 두 번 발효시킨다는 것입니다. 신맛이 같은 신맛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김치 발효를 '젖산 발효'라고 하는데요, 김치가 익으면서 미생물인 젖산균이 생겨나 젖산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우리 김치의 우수함은 이 젖산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젖산은 우리 몸 안에서 소화 효소 분비를 촉진시키고 유해한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며, 소화된 음식물이 잘 배설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뿐만 아니라 발암 물질 생성도 억제한다고 합니다. 또한 김치는 칼슘과 인이 비교적 많고, 김치 유산균인 '락토바실루스 플랜타룸 CHLP 133'은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2003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냈을 때 한국은 4명의 감염자 발생뿐 사망자는 없어서 외국 언론에서는 한국인들이 김치를 먹기 때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김치가 조류독감과 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그 후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김치의 단점은 다른 음식에 비해 짜다는 것입니다. 최근 세계김치연구소가 발효 김치를 통해 나트륨을 섭취할 경우 오히려 고혈압의 발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항산화물질, 식이섬유소, 유산균 등 김치의 여러 기능성 성분과 칼륨 섭취가 이뤄지면서 항고혈압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우리나라의 대표음식인 김치를 겨울철에는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워 초겨울에 겨우내 먹을 양을 한목에 담가서 저장하는 것이 김장인데요, 이 김장문화가 2013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김장이 단순히 김치라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이를 통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고, 공동체에서는 결속을 다지는 일련의 독특한 한국의 문화현상으로 인정돼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요즘은 사먹기도 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김장을 하는 가정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이번 겨울에는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인류무형유산인 김장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 미래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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