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도선풍운2 中 주윤발. / 다음 영화
영화 '도선풍운2' 中 주윤발. / 다음 영화

홍콩 배우 주윤발(63)이 통 큰 기부를 약속해 주목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주윤발은 "전 재산 56억 홍콩달러(약 8100억원)를 전부 기부하겠다"고 밝혔으며, "그 돈은 내 것이 아니다. 그저 잠시 내가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 달 용돈으로 800홍콩달러(약 12만원)를 쓰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등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있는 것로 까지 알려졌다. 특히 다른 스타들과 달리 저렴한 옷과 신발을 착용하는 이유에 대해 "옷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입는 게 아니다. 내가 편하면 그만이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평생 과일장사를 하며 모은 전재산을 고려대에 기부한 노부부의 스토리가 화제다. 노부부는 시가 200억 상당의 청량리 소재 토지 5필지와 건물 4동을 기부했으며 추가로 시가 200억 상당의 토지 6필지, 건물 4동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이는 자그마치 400억원 상당의 기증으로, 교육계 역사상 개인 기부로는 최대 규모라고 한다. 30년간 과일장사를 하면서 100원이라도 수중에 들어오면 쓰지 않고 그대로 은행에 입금하며 근검절약을 실천해온 이들 부부의 '억소리'나는 기부 소식은 각박한 현대사회에 훈훈한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을 세운 사람들은 4백 년 전 영국의 종교탄압으로 자유를 찾아 이민 온 청교도들이다. 원주민 인디언들을 쫒아내고 풍부한 천연자원, 서부개척, 대륙횡단철도, 아프리카 노예를 비롯해서 필요한 이민 정책으로 성공한 나라이다. 미국 발전 원동력은 청교도 사상을 바탕으로 자연적으로 생성된 재벌들의 힘이 가장 우위에 있다. 미국은 특히 전 세계에 기부를 가장 많이 한 나라이기도 하다. 자동차왕 포드, 철강왕 카네기,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인 빌게이츠등은 기부를 실천했다.

몇해 전 미국부자 51명은 가난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세금을 더 거두라고 성명을 내기도했다. 우리나라의 재벌도 어서 동참하기를 바란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기부·인재양성 활동으로 많은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기업이 있다. 단순 기부를 넘어 농협에선 임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기부 캠페인을 시행해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해외 명품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구멍가게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등에 따르면 크리스챤디올, 구찌,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기부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매출액 대비 기부수준은 0.0109%에서 0.0624%사이 수준을 맴돌고 있다고 한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정부의 정책과 세금 지원만으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기업, 재벌 등 사회 지도층들이 솔선수범해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절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기업은 일회성 기부에서 탈피해 사회공헌 전담기구 등을 설치, 중장기적으로 고령화, 청년실업, 저출산, 다문화 및 결손가정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사회지도층의 권력과 재력가의 재산이 그들 스스로가 아닌 모든 국민들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깊이 알고 건전한 기부문화가 정착되어 이 땅에 제2, 제3의 주윤발, 빌게이츠가 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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