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의정비 논란, 조금은 다른 시각
지방의원 의정비 논란, 조금은 다른 시각
  • 중부매일
  • 승인 2018.11.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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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론] 최용현 변호사·공증인
8일 열린 제369회 충북도의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도의원들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도심 재개발과 교육현안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김용수
8일 열린 제369회 충북도의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도의원들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도심 재개발과 교육현안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김용수

지방의원들의 의정비(사실상의 급여) 인상 문제로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이 시끄럽다. 불만에 가득 찬 이들은 종국에 의정비 최저시급화, 의정비 폐지(무보수직으로의 전환), 지방의회 폐지 등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양자 사이의 당장의 첨예한 갈등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인식하고 검토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사실 정치인의 급여 문제는 민주주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민회에 직접 참석하여 입법을 하고 정책을 결정했고, 민회에 참석하는 경우 노동자의 1일 급여 정도의 수당도 지급했다. 당대의 위대한 철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수당을 폐지할 것을 극력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가난한 이들이 생계 문제로 민회 참석을 꺼려하도록 하여 결국 부자들만의 의회가 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근대 서구에서 의회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의원들은 무보수직이었다. 그들이 내세운 명목은 공익을 위한 봉사자로서 돈을 받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수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실질은 다른 데에 있었다. 당시 선거권은 부자들에게만 한정되어 있었고, 그중 귀족이나 대부호만이 피선거권(의원이 될 자격)을 가졌다. 이들에게 의원 급여는 푼돈에 불과했던 것이다. 서구에서 의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대체로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이다. 이때에 이르러 가난한 이들도 선거권을 갖게(보통선거권) 되고 이들을 대변하는 정치인들도 의회에 진출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직업정치인과 현대적인 정당(대중정당)이 등장하게 되고, 의원 급여도 지급하게 되고 선거공영제(선거비용 보전)도 시작되게 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직업정치인이나 정당인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는 정당정치를 근간으로 하고 있고, 그 인적구성을 이루는 직업정치인이나 정당인의 존재와 그들에 대한 적정한 생계와 피선거권의 재정적 보장은 민주주의 발전에 필수적이다. 의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선거비용을 전혀 보전해주지 않아 그들 스스로 충당토록 하고 종국에 정치를 직업처럼 수행하는 사람들을 정치에서 추방하는 것은, 일견 정치를 돈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이는 사회경제적 지배층이나 지역토호들과 같은 부유층만 정치를 하게 하고 그들로 인한 부패와 비리로 우리의 손실을 더욱 크게 만들고 종국에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욱 질 나쁘게 만드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정치인에게 적정한 급여지급과 선거비용 지원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

시민단체들은 지방의원의 자질 부족과 비리, 일부 지방의원들의 겸직 현실, 열악한 지방재정자립도 등을 근거로 의정비 인상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정비를 인상한다고 하여 지금의 재정자립도의 0.01%p도 더 악화시키지 않고, 또한 원초적 감정대로라면 비단 지방의원들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나 일반공무원 등도 모두 지금의 급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핏대를 높여야 한다. 그들의 무능과 비리가 연일 언론을 도배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의원의 겸직 금지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다른 맥락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다. 물론 그렇다고 의정비를 인상한다고 하여, 보다 능력 있고 윤리의식을 갖춘 참신한 인물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한다는 보장도 전혀 없기도 하다.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현재의 시군의원들의 월평균 287만원의 급여는 현실적으로 너무 낮은 편으로 보인다. 단순히 공무원들이나 일반 회사원들과 비교해선 안된다. 지방의원은 사실상 4년짜리 비정규직이다. 퇴직금이나 연금도 없고, 국회의원과 달리 후원금도 받지 못하고, 자기 사업하던 부자 의원을 제외하면 낙선하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도 요원하여 무직자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를 한꺼번에 47%씩이나 인상하겠다는 지방의원들의 요구는 지나친 것이다. 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한 접근이 필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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