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당시 사건 상세 보도… 경찰 "수사재개 여부는 검토 중"
98년 젖소 85두·트랙터 처분 해외도주… 보증섰던 농가들 줄도산

유명 래퍼인 마이크로닷 부친 신모씨의 잠적 사실과 피해 사례를 보도한 중부매일 신문 기사 스크랩(1998년 6월 24일자 8면)
유명 래퍼인 마이크로닷 부친 신모씨의 잠적 사실과 피해 사례를 보도한 중부매일 신문 기사 스크랩(1998년 6월 24일자 8면)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지난 1998년 제천시 송학면에서 젖소농장을 하다 돈을 빌린 후 잠적한 신(61)모씨가 유명 래퍼인 마이크로닷(25·본명 신재호)의 아버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사 재개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IMF로 농가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신씨는 은행 및 지인들에게 20억원 상당의 돈을 빌린 후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신씨에게 연대보증을 섰던 송학면 일대 낙농업 종사자들이 줄도산 하는 등 지역사회에 큰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중부매일은 1998년 6월 24일자 8면 보도(제천지역 낙농가 도산위기)를 통해 부채 해결이 어려워진 신씨(당시 41세)가 젖소 85두와 트랙터까지 처분한 후 잠적한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기사는 신씨의 부도와 잠적으로 보증을 섰던 낙농가들이 자신들의 정부지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에다 신씨의 보증채무까지 부담하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한 보증 피해자들이 제천시청을 방문해 정부지원 자금 회수 유예 등 대책을 호소했다는 사연도 소개했다.

이같은 내용의 20년 전 사건이 다시 불어진 것은 아들인 마이크로닷이 TV 예능프로에서 자신의 부모님을 소개하면서다. 방송 등을 통해 신씨의 소재가 파악되자 고통을 호소하던 피해자들과 일부 네티즌들이 신씨에 대한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당시 수사기관은 사기혐의로 고소당한 신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신씨가 형사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체류했다고 인정될 경우 공소시효 중지 사유에 해당해 처벌이 가능하다.

제천경찰서 관계자는 이에대해 "오래된 사건이라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한 후 수사재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재개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사가 재개될 경우 뉴질랜드와 체결된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경찰이 신씨의 신병인도를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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