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경찰서 전경 / 중부매일 DB
제천경찰서 전경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20여년 전 고교동창생 등에게 돈을 빌린 후 잠적(사기 혐의)한 유명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수사당국이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을 했다.

제천경찰서는 22일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신모(61)씨 부부의 신병확보를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씨 부부의 자진출석 유도를 위해 마이크로닷 소속사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신씨 부부가 언론을 통해 자진 귀국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도주 우려가 있어 기존 수사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의 소재지가 어느 정도 확인됐기 때문에 중단됐던 수사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것"이라며 "피의자가 국외에 있을 시 신병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인터폴 공조는 필수적이다"며 적색수배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피해 사실이 구체적이고, 규모가 큰 데다 피해자들의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지난 1998년 제천시 송학면 무도리에서 낙농업을 하다 지인 수십여 명에게 돈을 빌린 후 해외로 도피했다. 

신씨와 고교동창생인 A(61)씨는 지난 21일 중부매일 취재진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1억5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어 젖소 80여 마리와 농장 등 재산을 모두 날렸다"며 "사건 발생 이후 지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위해 8년간 젖소를 키우며 보증채무를 갚았으나, 갚지 못했던 개인 채무와 이자가 눈덩이처럼 지난 2006년 파산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 B(61)씨도 신씨에 대한 보증 책임으로 4천만원의 빚을 졌다. B씨 역시 10년에 걸쳐 빚을 갚아나가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당시 신씨의 사기행각은 제천시 송학면 일대 낙농업 농가와 사료판매업자 상당수를 도산시키는 등 지역경제를 파탄 국면까지 몰고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씨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수사당국은 '피의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신씨 부부가 아들 마이크로닷(25·본명 신재호)과 함께 TV 예능프로에 출연하면서 다시 붉어졌다. TV를 통해 신씨 부부의 모습을 확인한 피해자들은 경찰에 수사재개를 요청했고 경찰이 이를 받아들였다. 피해자들은 채무상환 자료와 중부매일 보도 내용 등을 증거로 제출, 수사 재개를 요구했다. 중부매일은 1998년 6월24일자 '제천지역 낙농가 도산위기'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신씨의 해외도피 사실과 고교동창생 등 지인들의 피해 상황 등을 전했다.

마이크로닷은 이같은 사건이 불거지자 공식 입장문을 내고 "부모님께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신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권이 나오는데 2~3주 걸린다. 빠른 시일 내에 한국에 들어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신씨 부부는 현재 자진출석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경찰의 연락을 피한 채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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