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청년실업률이 심각한 가운데 충북대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에서 대학생들이 채용정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중부매일DB
청년실업률이 심각한 가운데 충북대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에서 대학생들이 채용정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중부매일DB

대부분의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비용'의 측면보다 '자산'의 측면으로 인식하면서 인재경영을 기업경쟁력의 원천으로 최우선시하고 있다. 어떤 이가 우수인재인가? 탁월한 스펙을 갖춘 것이 인재의 기준인가? 스펙은 다만 선발의 당락을 가리는 편의주의적 수단일 뿐인가? 완벽에 가까운 스펙을 기준으로 채용한 직원이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경우 기업의 입장에서 우수인재라 할 수 있을까? 스펙은 다소 부족하드라도 맡은 바 역할을 소화하고 동료와 부서, 그리고 거래 당사자간 협력을 이끌며 근속하는 이가 우수인재인가?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 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다. 각각의 얼굴만큼이나 아주 짧은 순간에도 각양각색의 마음 속에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하는 것이 인재와 기업이 함께 경영을 이루어가는 것이라 하겠다.

2017년 충북지역 대학생 구직성향과 지역기업 인식조사(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취업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으로 "적성(49.2%), 연봉(20.9%), 안정성(11.1%)"의 순으로 나타난 반면, '취업을 계획 중인 곳'으로는 "공기업 등 정부투자기관과 공무원(27.3%), 어느 곳이든(27.1%), 중견기업(15.8%)" 순으로 나타났다. 적성에 맞지 않을지라도 고용의 안정성이나 높은 연봉에 이끌리는 현실, 그리고 어느 곳이든 일단 취업을 하고보자는 목마름 때문에 급급하게 해갈하고자 하는 모순된 상황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높은 연봉, 지속 고용이라는 안정성, 사회적 선망 등에 이끌려 억지춘향으로 직장생활을 한다면 스트레스 압박과 함께 퇴사 또는 이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신입직원의 28%가 입사한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고 있으며, 고용인원 300인 미만 기업의 경우는 32.5%로 더욱 높게 나타나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의 인력운용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직장을 떠나는 이유' 또한 "적성에 맞지 않아서(22.5%), 조직 부적응(19.2%), 낮은 연봉(15.7%)" 순으로 나타나 직장생활에 있어 보다 신중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결국 적성 때문에 후퇴하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란 주제의 조사결과에서도 "적성부터 찾고 싶다(41%)"가 가장 높게 나타나 취업을 위해 철저히 스펙을 만들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적성을 모르면 결국 후회하는 상황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크므로 자신이 즐기며 잘 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부터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유랑극단에 소속되어 궁핍한 가운데도 전국을 전전하며 탄탄한 기반을 다진 국민MC 송해는 63세에 비로소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기 시작하여 90세가 넘은 지금까지 롱런하고 있다. 그는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참고 견디며 탄탄한 실력을 다지면 기회가 찾아 올 것이라는 긍정적 믿음, 남을 가르치려 하기 보다는 남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려는 겸손, 항상 상대의 리듬에 맞추는 공감, 혼자서 보다는 함께 가는 것을 중시하는 팀워크, 가슴에는 '기억' 아닌 '추억'을 심어야 한다는 열정을 롱런의 비결로 역설한다. 본인이 처한 상황에 얼마나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직업은 생활의 방편이 아닌 생활의 목적이 되어야 하고, 일을 하면서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하겠다. 좋아하며 즐길 수 있는 직업, 그리고 자기성장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린 시절부터 직업윤리와 직업관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 직업과 노동에 대한 가치관의 재정립과 함께 사회문화로의 정착이 필요하다. 무한한 가능성을 믿으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부모, 교육을 통해 제자의 능력과 적성을 간파하는 스승, 부모와 학생 그리고 스승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인생의 '길라잡이'역을 함께하는 사회를 꿈꿔본다. 잠시나마 최저임금, 주52시간, 워라밸, 머라밸에서 벗어나 콩 심은데 콩 나는 법이니 어떤 콩을 심어 경작할지 가정과 교육기관, 기업과 사회가 인재경영을 되짚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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