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음성군은 8일 군청 6층 대회의실에서 청렴한 공직자의 가치관 정립과 신뢰받는 군정 실현을 위해 음성군 공무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청렴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 음성군<br>
음성군은 8일 군청 6층 대회의실에서 청렴한 공직자의 가치관 정립과 신뢰받는 군정 실현을 위해 음성군 공무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청렴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본 사진은 칼럼과 관련이 없습니다. / 음성군

지난해 발표한 '2016년도 우리나라 국가청렴도'가 100점 만점에 53점을 받아 세계 176개국 중 52위를 기록, 역대 가장 낮은 순위로 추락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 37위(56점)에서 점수가 3점 깎이면서 순위가 15계단 떨어졌다. 이는 1995년 부패인식지수 조사 시작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한 기록이라고 한국투명성기구는 설명했다. 이런점 때문에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청렴한 사회로 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부패한 남베트남 정권을 무너뜨리고 베트남 통일을 이끌어낸 지도자 호찌민이 머리맡에 놓고 아껴 읽었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목민심서'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나온다. "옛날에 어떤 현령이 있었는데, 매우 청렴하고 아주 꼿꼿했다. 서울에서 공적인 일로 편지가 왔는데, 관용 촛불을 켜고 봉한 편지를 뜯어서 보다가 그속에 집안의 편지가 들어 있자, 곧 촛불을 끄고 자기 초를 꺼내어 켜고서 편지를 읽었다. 읽기를 마친 후에야 다시 관용 촛불을 켰다."고 한다. 엄격한 청백리다.

어느 비오는 날 한 대감이 맹사성 대감의 집을 찾았다. 그 대감은 한 나라의 정승의 집이 너무도 초라한 것에 우선 놀랐다. 그러나 방안에 들어선 대감은 기가 찼다. 그날은 마침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맹사성 대감 부부는 천장에서 새는 물을 받느라 정신이 없는 것이었다. 대감은 눈물이 핑 돌았다. "어찌 이런 데서 이리 고생하며 사신단 말이오." 목이 메인 대감의 말을 들은 맹사성 대감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이런 집조차 갖지 못한 백성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소릴 하시오.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난 이 집이 대궐 같소이다. 벼슬아치로서 헐벗은 백성을 두고 이런 집에 사는 것도 부끄럽소." 맹사성 대감의 집을 방문한 대감은 속으로 감탄만 거듭할 뿐이었다.

정말 이런 정치 지도자가 오늘날 우리나라에 있다면 부패나 비리란 말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황희 정승은 항시 가난하여 늘 헌옷을 입고 지냈다. 밤에 부인이 그의 헌옷을 빨고 있는데 입궐 분부가 내려 하는 수없이 뜯어놓은 솜을 입고 입궐했다. 그때 왕은 황희 정승이 입고 있는 옷이 양피(羊皮)인 줄로 알고 있었는데 상감이 가만히 살펴보니 솜임을 보고 황희 정승의 청빈에 감동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청빈이 주인 되는 세상. 바로 그 정신이 한국 혼을 일깨우고 한국병을 치료할 수 있는 힘이 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절제와 청빈의 상징인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영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보름에 한 번씩 며느리의 가계부를 검사했다. 콩나물과 두부, 연필과 공책 값도 철저히 체크했다. 결혼예복을 50년 동안 입었다. 손자들의 속옷을 기워주는 것이 그녀의 취미였다.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그녀의 유언은 "나를 위해 꽃을 장식하지 말라. 그리고 1달러를 황금처럼 아껴라"이었다. 세수한 물로 머리감고, 머리감은 물로 세탁하고, 세탁한 물로 걸레 빨고, 걸레 빤 물은 화단에 뿌렸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선생은 "대중을 통솔하는 방법에는 오직 위엄과 신의가 있을 따름이다. 위엄은 청렴한데서 생기고 신의는 충성된 데서 나온다. 충성되면서 청렴하기만 하면 능히 대중을 복종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국민들은 지도자의 '말'이 아니라 '삶'에서 감동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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