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내고 미래 준비…자격증 취득열기 후끈
20~60대 연령·직업군 다양…'제2직장' 미리 설계

청주시 신봉동 소재 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 국가기술자격 시험장에 한 응시생이 들어가고 있다. / 김미정
29일 청주시 신봉동 소재 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 국가기술자격 시험장에 한 응시생이 들어가고 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퇴직이 몇년 안 남아서 퇴직후 일자리를 준비하려고 왔습니다."(서기태·56·세종시)

"자격증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미래에 대비하려고 오늘 휴가내고 지게차운전기능사 시험을 보게 됐어요. 지게차운전기능사는 취업도 쉽고 따기도 쉽다고 들어서 응시하게 됐어요."(10년차 사무직 직장인 김모씨·39·청주시 복대동)

"요즘 생산현장에서 지게차 사고가 많이 나니까 회사에서 자격증을 원해서 응시하게 됐습니다. 3톤 미만은 1종 면허와 교육만으로 가능하지만 3톤 이상은 지게차운전기능사가 있어야 해요."(진천군 소재 알루미늄판넬주조업체 직장인 A씨·39)

취업난 속에서 자격증 취득열기가 뜨거워지면서 29일 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의 국가기술자격검정 시험장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이 몰렸다. 기능사 6개 종목에 대한 필기시험이 진행된 가운데 특히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등 건설업종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종이박스 생산업체에 23년째 다니고 있다는 서기태(56·세종시)씨는 이날 오전에는 지게차운전기능사, 오후에 굴삭기운전기능사 필기시험을 봤다. 퇴직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에 휴가를 내고 시험에 응시했단다. 그는 화물차, 버스, 트레일러 등 자격증을 여러개 축적해가면서 은퇴후 제2직장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

청주시 소재 전자부품회사에 다니는 김모(46·청주시 복대동)씨는 2주 전 지게차운전기능사에 이어 이날은 굴삭기운전기능사에 도전했다. 김씨는 "회사가 업종 특성상 50이면 퇴직해야 해서 퇴직후를 준비하기 위해 자격증시험에 응시하게 됐다"며 "굴삭기운전은 임금도 괜찮고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가기술자격증 400개 종목을 수행하고 있는 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의 시험장 모습. / 김미정
국가기술자격증 400개 종목을 수행하고 있는 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의 시험장 모습. / 김미정

시험장에는 휴가를 내고 시험에 응시한 직장인들이 눈에 띄었다. 이직이나 퇴직후 취업을 위한 '안전장치'로 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충북지역에서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로 나타났다. '부동의 1위'로, 충북에서 2015년 3천869명, 2016년 4천263명, 2017년 3천799명, 2018년 3회 기준 2천217명이 각 응시해 4년간 총 4천903명이 자격증을 받았다.

지게차기능사는 취업에 활용하기가 쉽고, 기술활용범위가 넓어 인기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과 유통구조가 대형화·기계화되면서 건설현장과 생산작업현장에서 지게차 등 운반용 건설기계가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의 2018년도 국가기술자격 기능사·기사·산업기사 접수인원을 보면(3회 기준), 1위가 지게차운전기능사였고, 2위 전기기사 2천16명(합격자 117명), 3위 전기기능사 1천716명( 〃 678명), 4위 한식조리기능사 1천703명( 〃 353명), 5위 정보처리기사 1천571명( 〃 362명), 6위 전기산업기사 1천507명( 〃 164명), 7위 산업안전기사 1천423명( 〃 310명), 8위 미용사(일반) 1천372명( 〃 252명), 9위 굴삭기운전기능사 1천148명( 〃 460명), 10위 산업안전산업기사 930명( 〃 163명) 순이었다.

충북지역에서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로 나타났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충북지역에서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로 나타났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정보처리기사는 상위권을 지켜왔으나 지난해부터 공무원시험에서 가산점이 폐지되면서 응시생이 줄고 있고, 여성을 중심으로 한식조리기능사, 미용사 종목도 탑10 안에 포함됐다.

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는 국가기술자격 527개 종목 중 기술사를 제외한 400개 종목을 수행하고 있다. 충북지사의 올해 접수인원(필기)은 5만5천932명으로 집계됐다.

김병주 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장은 "학령인구가 줄고 있지만 새로운 자격증이 생기고 있고 자기가 원하는 진로를 위한 수요가 늘고 있어 자격증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관련 올해 7개 종목이 신설되는 등 바이오화학제품제조산업기사, 로봇소프트웨어개발기사 등 총 17개 종목 신설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인력공단의 2017년도 응시자 분석자료를 보면 응시목적으로 '취업'이 44%, '자기개발' 22%, '업무능력 향상' 11% 등 일자리를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40%로 가장 많았지만 50대 이상은 2013년 6.9% 비중에서 9.4%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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