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획관-행정국장 '비공개'만남…서로 입장만 확인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고교 무상급식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긴급 회동을 했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

2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양 기관 관계자는 지난 29일 청주의 한 음식점에서 고교 무상급식 협상을 위해 회동했다.

이날 회동에는 충북도 정책기획관과 도교육청 행정국장, 양 기관의 무상급식 실무팀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충북도는 고등학교는 의무교육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초·중학교와는 별도로 무상급식 분담률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도교육청은 초·중·특수학교와 마찬가지로 식품비의 75.5%를 충북도와 11개 시·군이 부담하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3시간 정도의 만남에서 다음 회동 일정조차 정하지 못해 고교 무상급식 협상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충북도는 내년도 예산안에 무상급식 관련해 150억원만을 편성한 상태로 고교 무상급식비를 반영하지 않은 예산안을 수정할 수 있는 기한이 일주일도 남지 않아 최악의 경우에는 내년도 고교 무상급식이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고교 무상급식은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는 14일까지 도와 도교육청이 합의하지 못하면 전면 시행이 사실상 어렵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갖춰진 틀을 유지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합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고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해결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와 도교육청은 내년도 초·중·특수학교의 무상급식비 분담에 합의했지만, 고교 무상급식을 놓고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자며 초·중·특수학교와 마찬가지로 식품비의 75.5%를 충북도와 11개 시·군이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는 식품비의 50%만 부담하고 전면 시행이 아닌 학년별·지역별 단계적 시행을 검토하자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자치단체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고교 무상급식에 필요한 식품비는 총 230억원인데 충북도는 절반인 115억원을 분담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도교육청은 75.5%인 174억원을 부담하라고 요구다.

도와 교육청은 친환경 농산물 급식비에 대한 견해차도 크다. 시·군은 도교육청이 50%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교육청은 지자체 소관 업무라는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는 고교 무상급식과 관련 충북도의 양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지난 26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정자립도가 충북(37.37%)보다 낮은 전남(26.42%), 전북(27.92%), 강원(28.68%) 지역에서도 고교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다"며 "충북도는 무상급식 전면 시행에 소극적인 이유를 공식적으로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내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과 대규모 합동 집회를 시작으로 (양 기관을 압박할)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실력행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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