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병주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장

충북지역에서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로 나타났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충북지역에서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로 나타났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 국가기술자격시험은 1960년대 초 경제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적자원의 개발 및 효율적 활용을 위해 시작됐으며, 이후 1980년대 중반 고도산업사회에 이르기까지 자격을 취득한 기술인재들이 대한민국의 압축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정부는 '기술보국'을 위한 '기술인재 육성'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적·물적자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중화학공업 위주로 재편되는 산업구조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육성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시기에는 실업계 고교는 물론 전문대학까지 의무적으로 해당학과 관련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는 '의무검정'제도가 도입돼 운영되기도 했다.

국가기술자격시험은 연간 330여만명이 응시한다. 시험은 토·일요일 없이 연중 실시되며 연인원 20만명에 달하는 관련 자격종목 전문가 및 시험위원들이 위촉돼 집행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 사회분위기 변화와 경제수준 향상 등으로 시설, 장비의 임차 및 시험위원 위촉 등이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의 학령인구 감소와는 별개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자격증의 신설, 국민들의 취업과 자기계발의 필요 등으로 앞으로도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가기술자격시험 집행관리 현장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여 해소방안이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기술자격제도는 대부분 '검정형'이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각종 교육훈련기관 및 산업현장에서 습득한 지식, 기술, 태도를 특정한 날짜를 정해서 '필기시험, 실기시험' 등의 방법으로 평가해 합격자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2015년부터는 '과정평가형시험'이라는 방법을 도입했는데, 이는 유럽의 '과정이수형시험'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내부평가'는 교육훈련기관 자체에서 실시하고, '외부평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해 이를 합산해 합격자에게 자격증을 교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가기술자격시험을 위해 권역별 전용상설시험장을 건립하거나, 시설, 장비 임차수당 및 시험위원 수당 등을 현실에 맞게 인상하는 것은 예산과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쉽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타개하고 지속가능한 집행관리를 위해서는 국가기술자격제도를 선진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첫째, 과정평가형시험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중·장기적으로 현행의 '과정평가형시험'을 유럽 등과 같이 '과정이수형시험'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교육훈련기관에서 NCS를 기반으로 한 국가기술자격 종목을 교육과정으로 도입해 운영하면서 '내부평가+외부평가'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되,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교육훈련기관의 시설·장비, 교수요원 등에 대한 적합성을 평가하고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한 질관리를 철저히해 일정수준 이상의 교육훈련기관에 자격과정 운영을 인정하고 수료한 사람들에게는 해당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이다.

김병주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장

둘째, 선진국처럼 현장경력을 자격으로 인정해주는 시스템을 우리나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중복학습에 따른 비효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습경로가 다르더라도 동일 수준의 지식, 기술 등을 축적해 일정수준의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국가기술자격을 부여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산업별역량체계(SQF)와 국가역량체계(KQF)를 구축해 '국가기술자격-학위자격-교육·훈련경력-현장경력' 등을 수준별로 체계화하고 상호 인정하도록 하여 각 경로별 중복 학습을 최소화함은 물론 인적자원 활용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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