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업(氣UP)] 10. 진천 케미탑

충북 진천군 덕산면 산수산단에 위치한 반도체 케미컬 세정제 제조판매업체 '㈜케미탑'은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배려하면서 이달 가족친화인증을 받았다. 케미탑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충북 진천군 덕산면 산수산단에 위치한 반도체 케미컬 세정제 제조판매업체인 '㈜케미탑'은 이달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을 획득했다.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배려하면서 가족친화직장문화가 조성됐고,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져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가족친화경영의 선순환구조'가 실현되고 있다. ㈜케미탑은 반도체용 세정제 업계에서 '탑(top)'이면서 가족친화경영에서도 '탑'이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문화조성사업- 행복기업(氣up)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케미탑을 취재했다.


#가족친화인증 신규 지정

이달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케미탑은 충북새일본부의 가족친화인증 컨설팅 지원을 받아 정시퇴근, 유연근무제, 기족친화직장문화 등으로 '일·가정 균형' 일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찬구 사장의 경영마인드가 '가화만사성', '쉴 땐 제대로 쉬자'이다. ㈜케미탑은 창립 초기때부터 연장근무가 없었다. 잔업도, 휴일특근도 없다. 근무시간인 8시간만 집중해서 일하고 이후 시간은 자유롭게 쉬자는 생각이다. 정시퇴근에다가 연차를 눈치 보지 않고 쓰는 분위기도 정착돼있다.

"집안이 편안해야 직원들이 회사에서 웃잖아요. 일·가정 양립을 더 많은 직원들이 누릴 수 있게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이찬구 대표이사)

출퇴근시간은 2개로 나눠져있다. 육아 등의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생산직(25명)은 오전 8시반에 출근해 오후 5시반 퇴근하고, 관리직(20명)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다.

"저녁 6시 '칼퇴'(정시퇴근) 후에는 각자 운동하고 취미활동하면서 개인생활을 즐겨요. 제가 제일 늦게 퇴근하는데 6시30분입니다. 업무지시 구조가 아니라 직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분위기입니다."(김경용 관리부장)

가족친화인증은 시행 10년을 맞아 2018년 9월 기준 전국 2천800개사, 충북에는 188곳이 있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지원으로 지난달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진행된 '전 직원 단합 야유회'에서 직원들이 조별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 충북새일본부 제공

#배려하는 회사, 보답하는 직원

50세 이상 생산직 직원들의 호칭은 입사년수에 상관없이 모두 '실장'이다. 10명 정도가 '실장' 직함을 달고 있다.

"직책을 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나이가 있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모두 '실장'이라는 직함을 달아주고 명함을 파줍니다. 가족들에게 아빠·엄마가 회사에서 존중받는 사람이라는 걸 심어주고 싶었어요."(이찬구)

전 직원 50명 중 여성이 9명이다. 그중 2명이 워킹맘, 2명이 60세 이상이다. 입사 7년차 정혜진(37·여) 관리부 대리는 자녀가 1명일 때 입사해 퇴사했다가 다시 입사해 둘째가 지금 6살인 워킹맘이다. 정 대리는 아이가 아프거나 갑자기 집안에 사정이 생길 때면 양해를 구하고 일찍 퇴근한다. 회사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퇴, 연차 등의 결재권한이 대표가 아닌 팀장들에게 있기 때문에 업무에 지장만 없다면 사정이 있는 직원들은 최대한 배려해주고 있어요."(김경용)

장기근속자에 대한 복지도 후하다. 올해 입사 10년차인 석진우 품질관리부 차장은 요즘 여행지를 찾느라 바쁘다. 입사 10년차에게 휴가 3일과 여행상품권 200만원의 '선물'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입사 5년차에는 휴가 3일과 여행상품권 100만원, 입사 3년차는 해외연수 기회가 부여된다. ㈜케미탑 직원들은 3~4년에 한번꼴로 해외연수를 간다. 3월 중국 상해, 9월 대만, 12월 일본 등 1년에 3차례 반도체전시회에 참관한다. 이달에는 여직원 2명, 남직원 2명이 2박3일간 동경을 방문한다. 경비지원에 체류비까지 준다.

10년째 전국의 유명 콘도이용권도 전액 지원하고 있다. 롯데콘도, 피닉스파크, 대명리조트 등 전국 20여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콘도를 수시로 바꿔 직원들의 이용률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 매달 회식을 통해 직원화합도 다진다. 중소제조업체임에도 풍성한 복지혜택이 이직률을 낮추고 회사에 대한 만족도·애사심을 높여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충북 진천군 덕산면 산수산단에 위치한 ㈜케미탑 전경. / ㈜케미탑 제공

#세대 간격 좁히기 '노력'

㈜케미탑의 고민중 하나는 젊은 직원과 50대 이상 직원들간의 세대갈등이다. 세대간 사고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로 개선하기 위해 충북새일본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11월2일 문경새재로 전 직원 야유회를 다녀왔고, 같은달 29일에는 사내에서 교육을 가졌다. 문경새재도립공원을 산행하면서 조별 미션 수행을 통해 거리감을 좁히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다른 부서끼리 한 팀을 꾸려서 같이 사진찍기 등 미션을 수행했는데 협동심도 기르고, 함께 둘레길을 걸으면서 더 친해졌어요."(이찬구)

사내교육에서는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기업문화에 대해 강의를 들었고 함께 실천하고 있다.


 

이찬구 ㈜케미탑 대표이사. / 김미정

#국내 유일 반도체용 세정제 소포장 생산

㈜케미탑은 대한민국에서 반도체용 세정제를 소포장으로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14가지 품목을 전량 생산하고 있다. 메인 고객사가 삼성과 LG다.

"작은 회사이지만 삼성전자에 직접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이찬구)

2003년 설립된 ㈜케미탑은 2008년 충북 진천군으로 완전히 이전해왔다. 당시 직원 4명이 서울에서 진천 광혜원면으로 내려와 터를 잡은뒤 10년만에 직원이 50명으로 늘었다. 공장 부지도 750평에서 현재 4천500평으로 커졌고, 2015년 진천 산수산단내 덕산공장으로 확장이전하면서 공장 증축과 함께 공장 1개동을 추가 신설했다. 회사는 계속 발전하고 있고 일이 늘면서 사람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찬구 대표는 기존의 직원들에게 일을 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채용해 일을 분배하는 방식을 원하고 있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마인드가 있기에 가능한 얘기다.

"새로운 사람이 와서 일을 나누는 구조로 가야 합니다. 그러면서 일의 질도 높이는 거죠. 일하는 8시간동안 열심히 일하고 근무시간이 끝나면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요.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는 것 하나는 우리 회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이찬구)

제조업이라 쉽지 않은 구조이지만, 희망사항이고 앞으로 갈 길이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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