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현 대전국세청장에게 듣는다

이달 초 제 37대 대전지방국세청장으로 부임한 김보현(金輔鉉)청장을 만나 역점사업과 충청권 80만 납세자에게 다짐하는 열린 세정에 대해 알아본다.

약관(弱冠) 20세인 지난 66년 국세청 개청 요원으로 세무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김보현 청장은 세무 공직을 천직이라 여긴다.그는 최장기 경력에다 그동안 29차례 보직중 13번을 대전청에서 재직함으로써 가히 충청권 세정에 정통한 맏형이라해도 좋을 듯 싶다.

김청장은 국세청 개청 이래 지방 세무관서에서 9급부터 7급, 과장, 대전청 조사 1,2국장을 거쳐 지방청 국장으로는 처음으로 곧바로 지방청장에 오르면서 세정사에 한 획을 그었다.

오롯이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취임소감과 세정철학 그리고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에 대한 세정지원책을 들어 본다.

▲ 세수규모가 7조여원(교통세 제외)을 기록,지방청중 4위로 올라 선 대전국세청 1천400여명의 종사자들은 80만 납세자를 위한 각고정려한 열린세정을 다짐하고 있다.

▶지방청 국장에서 일약 청장으로 승진한 소감은?.

-어려운 경제여건속에 성실한 납세로 애국하시는 납세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국세청이 발족하던 66년에 공주세무서에서 세무서기보로 공직을 시작한 이래 우리청에서 평직원부터 국장까지 두루 역임해 지역사정을 소상하게 알고 있다.

지방청장의 중책을 맡게 돼 영광스럽고 감개가 무량하다.지방청 및 산하 13개 세무서 1천400여 직원과 충청권 납세자들에게 부응하는 세정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향리 청장인터라 지역실정에 맞는 세정이 기대되는 데 세정운영 방침은?
-고객인 납세자의 불만사항,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 진솔하게 듣고 납세자 기대에 못미치는 분야는 과감하게 혁신해 나가는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세정’을 펼쳐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각계의 상공인과 납세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열린세정추진협의회’를 구성, 납세자의 의견을 세정에 반영할 것이다.

또 공평과세를 위한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대해서는 세무간섭을 최소화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이곳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따른 부동산투기가 잠재된 곳이다. 그 대책을 밝혀 달라.
-투기로 얻는 소득은 불로소득이며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주는 부동산 해악은 국가기반마저 흔든다. 부동산 투기소득은 예외없이 세금으로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방청과 세무서에 ‘부동산 동향파악 전담반’ 77개반, 149명을 상시 가동하고 있고 현지에 밝은 부동산 동향 모니터요원 76명을 동원해서 부동산 거래가격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분양현장의 ‘떳다방’에 대한 불법행위는 엄단할 방침이다.신속한 현장조치로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 자, 부동산 투기 혐의자는 세무조사를 통해 탈루세금을 추징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어려움이 여전하다.중소사업자를 위한 세정지원은?

-우리청에서는 지난 3월 대덕R&D특구 등 첨단산업에 대한 세정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지역경제 활성화 세정지원 추진단’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또 일시적인 자금경색 등 경영에 애로를 겪는 창업 중소기업, 수출기업, 일자리 창출기업, 기타 재해를 입은 납세자 등에 대하여 세금 납부기한 연장 및 징수 유예조치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정기간 세무조사를 유예하고 모범 성실 납세자와 전통 향토기업 대해선 세무조사를 유예할 방침이다.

▶조세정의는 곧 공평과세다.음성 탈루에 대한 세원관리 대책은?
-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듯 소득에 상응한 공평한 과세는 긴요하다. 공평과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있을 때 자발적인 성실납세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공평한 과세를 위해 과학적인 세원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기업자금유출 등 변칙적인 탈세, 부동산 투기 및 투기조장, 소득원이 불분명한 고소득 자영업자 , 악덕고리 사채업자 등 음성 탈루행위에 대해선 엄단할 방침이다.

▶그동안 대전청 직원들이 열심히 하고도 소외감을 갖고 있다.직원들 사기진작책은?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효과적인 평가지표를 만들어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도록 하고 그 성과에 따라 포상과 승진되도록 할 것이다.또 신규직원에 대한 후견인제도를 실시하는 등 직원들에게 자긍심과 신명나는 직장이 되도록 하겠다.

지방청 직원대표로 구성된 인사혁신위원회를 두고 직원들의 지지를 받는 공정,투명한 인사원칙을 활성화하고 ‘신뢰와 사랑, 건전한 경쟁과 화합’을 통해 직원들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칭찬과 대화로 사기를 진작시켜 나갈 것이다.

또 청장실을 개방하고 전화, 이메일, 방문 등 직원들의 의견과 고충을 들어주는 맏형같은 청장으로서 직원들과 동고동락할 이다.

▶평생의 세무공무원 생활을 통해 얻은 세정철학이 있다면?
-인생철학이기도 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세정에 접목시켜 공평과세를 통한 조세정의를 꼽을 수 있다. 업무를 보면서 한치의 흔들림 없이 공평무사해야 하며 세무조사도 어려운 기업이나 가정사로 고통받는 납세자에 대한 무리한 과세는 어떤 형태든지 지양돼야 한다.

무리한 과세가 이뤄지면 쟁송 등 납세자의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고의적인 세금탈루가 아니라면 납세자의 편에서 계도하고 애쓰는 것이 공평과세를 위한 기본적인 자세라고 본다. 김강중/대전

김보현 청장은

충청도 출신 김보현 대전국세청장에겐 ‘황소’,‘일벌레’란 닉네임이 으레 따라 붙는다.

그는 38년 10개월이란 세월을 우직하게 일만 해왔고 지금도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유일한 취미가 일이라고 말한다.김청장은 이런 닉네임보다 더한 유명세가 있다.다름아닌 ‘부동산 투기조사의 산 증인’이란 수사가 더 어울릴만한 하다.

그는 노력없는 부(富),부동산 투기에 대해선 단호하다.부동산 투기와의 인연은 거슬러 공무원 초장기인 지난 68년 처음 시행된 ‘부동산 투기억제세’와 연을 맺으면서 비롯된다.

이후 90년 중부청 토초세 부과를 위해 창설된 재산세 2과 초대과장으로 부임해 수도권 부동산 투기현장과 맞선 끝에 서기관에 승진하는 바탕이 된다. 또 2001년에는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투기바람이 불 때 본청 재산세과장을 역임하면서 투기바람을 잠재우는 개가를 올린다.

부동산과의 전쟁은 이에 끝나지 않는다.2002년말 부이사관 승진 후 대전청 조사2국장으로 부임해 신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충청권 일대 투기와 직면하면서 발빠른 종합대책을 수립, 또한번 부동산 투기제어에 나선다.

이렇듯 부동산과의 질긴 연(緣)에 대해 김청장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가”라며 실소(失笑)한다.

다시 태어나도 세무쟁이를 할 것이란 김청장은 2남1녀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때까지 단 한번 참석해보지 못한 무심한 가장임을 자책했다.그리고 96세를 노모를 모시며 가정을 꾸려온 아내와 자녀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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