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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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의 어떤 영향력 있는 행동의 주체를 자기의 영(良心)과 혼(意志)에 발단의 책임을 돌리면서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져지지도, 쥐어지지도 않는 무형의 이성과 직감에 매달려 현실과 타협하며 하루하루를 엮어가면서 상상속의 천국과 지옥을 현실에 결합시켜 미래에 희망을 걸기도 한다. 인디언들은 광활한 대지를 말을 타고 정신없이 달리다가 가끔 한 번씩 말에서 내려 달려 온 길을 돌아보곤 하는데, 이는 자기가 너무 빨리 달려서 자기의 영혼이 따라 오지 못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라고 한다. 어디쯤 따라오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영혼을 기다리다 다시 출발하는 인디언들에게 영혼은 자신의 육체 속에 깃들어서 자신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굳게 믿는 무형의 실체로 마치 하늘과 같은 존재였으리라.

종교와 연관하지 않고서도 사람들은 자신을 포함한 세상의 삼라만상에는 다 혼(soul)이 있다고 믿고 드러내 내보이지도 못하면서 거기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물론 그 것을 본 이도, 만난이도 없지만, 그의 생각(知性)을 일궈내는 이성에 마음의 기둥을 굳건히 세워놓는다. 이를 인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지만, 불신자 그 자신도 그 무엇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또한 부정할 수 없으리라.

가지고 있으면서 내보이지도 못하는, 내 마음속에서 나를 지배하는, 나아갈 방향을 잘 결정하지 못할 때 그것을 바르게 일러주는, 내 몸이 죽은 뒤에도 또 다른 나로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 그런 것이 영이고 혼이다. 자신의 영혼을 자세히 살피면서 전후좌우에 상하까지 돌아보며 나아가는 사람을 보통 지혜자라고 한다는데, 이들은 영혼의 힘과 지혜를 빌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플라톤이 인간의 영혼은 이성과 기개와 욕심 중 하나라고 했다는데, 자신의 영혼이 그 중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이성을 지닌 자들은 배움을 통해 사회를 다스리고, 기개로 충만한 자들은 이성을 지닌 자들의 명령 따라 사회 질서를 유지하며, 욕망에 사로잡힌 대중은 이기심과 쾌락을 탐닉하여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한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오늘의 운세를 보고 하루생활을 조심하며, 존경받는 인사가 은밀히 점집을 찾고, 무신론자도 위기에 직면하면 부동자세로 두 손을 모으는 것은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영혼의 존재를 믿어서 일까? 영혼은 그 존재를 인정하는 이에게만 존재한다. 자기 자신만 신뢰하는 이에겐 노크도 하지 않는다. 용케도 불안해하는 이만 찾아간단다. 그들은 이 영혼을 철통같이 믿기에 모든 것을 다 걸기도 한다. 어떤 일의 귀결을 어디쯤에 놓느냐에 따라 그 존재 여부의 신뢰도도 매겨진다. 그러나 그것이 톱니바퀴처럼 그렇게 꼭꼭 맞게 적용되지 않을 때도 있기에 한번 어긋나면 초대형 참사를 동반하므로 아예 그쪽으론 눈길을 주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영혼이 이끌어준다고 믿는 이들은 도박의 운칠기삼만 믿기에 의지 잃어 흥망성쇠의 기복이 장곡심해 같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이를 도와준다고 믿고 구슬땀 흘려 노력하는 이는 하늘의 감동 빛이 길을 열어 닦아주니 꿈마다 꽃이 피고 일마다 열매가 주렁주렁, 그 영혼이 보살피며 끝까지 같이 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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