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광희 청주시 국제협력관

부산항 신항의 모습. / 뉴시스
부산항 신항의 모습. / 뉴시스

이달초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90일동안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지 않기로 하는 등 합의를 도출했다. 중국은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을 대규모로 수입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양국은 앞으로 90일간 강제적인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산업 보조금 등 문제에 대해 협상하기로 했으며,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행 10%인 관세를 25%로 인상하기로 했다. 미중무역전쟁은 산업과 무역의 패권경쟁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90일이라는 짧은 협상 기간동안 합의에 이를지 미지수이다. 특히 '중국제조 2025'(향후 30년간 첨단산업 육성정책, 세계적인 제조 강대국 목표)를 놓고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무역전쟁은 전 세계 경제에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보다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은 명확하다. 로이터통신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무역전쟁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플라스틱제품, 전기장비 등 중간재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다행히 실제는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2018년 1~10월 우리나라가 중국과 미국에 수출한 금액은 각각 19.6%, 4.4% 늘어서 2017년 증가율을 앞섰다. 올해 충북이 중국과 미국에 수출한 금액은 각각 21.1%, 27.4% 증가해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냉정하게 분석하면 품목에 따라서는 중국 수출에 유리한 면도 있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관세인하 및 내수확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계 공장에서 세계 시장으로 경제체질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1월5일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15년간 상품을 30조달러 이상, 서비스산업도 10조달러 이상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수입 시장이 커짐에 따라 한국산 기계, 화장품, 소비재, 농식품, 콘텐츠 진출에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스마트폰, 텔레비전, 모니터, 프로젝터 등이 중국 수입품을 대체하는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전쟁이 본격화된다면 미국과 중국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기지로서 적격이다. 제조업 기반이 강한 청주, 진천, 음성 등에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역전쟁에 대처하기 위해서 수출 시장다변화와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 경쟁력 향상은 우리가 꼭 해야만 하는 교과서와 같은 지침이다.

김광희 청주시 국제협력관

2019년 11월 5~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2회 중국수입박람회에 청주 등 충북기업이 많이 참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중국수입박람회는 평소 만나기 어려운 중국기업을 만날 수 있는 박람회다. 물론 관료주의, 지나친 보안, 과장된 실적 발표 등의 문제는 있지만 긍정적인 면이 훨씬 크다. 꿈꾸는 자만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무역전쟁의 파고를 걱정만 하고 있을지 이를 극복해서 지속성장의 계기로 만들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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