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시내버스 자료사진.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 중부매일 DB
청주 시내버스 자료사진.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사설] 시내버스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임직원들은 웬만한 중견기업은 물론 공무원들도 부러워 할 만큼 고액연봉을 받는 곳도 있다. 충북 제천시는 시내버스업계가 임원들에게 억대연봉을 준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특정감사에 착수키로 했다. 억대연봉 지급은 승객이 늘고 경영을 잘해서가 아니라 제천시가 두둑한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혈세가 줄줄 세고 있는 것이다. 청주의 경우 시내버스업계의 극심한 경영난에 적자행진을 거듭하고 있을 만큼 경영환경이 열악하다. 제천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세금으로 방만하게 경영하고 있다면 제천시와 버스업계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제천시는 최근 관내 2개 시내버스업체의 보조금 수급과 집행실태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도됐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제천시의회 김대순 의원이 밝힌 내용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그는 "운송원가에 인건비 비율이 45% 인데 2개 업체 중 A사 대표이사는 연간 1억5천640만원, 전무이사 1억5천여만원등 총 6명의 임원 중 5명이 억대연봉을 받고 있으며 관리직도 8천500만원, 7천300만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 임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과연 적정하냐 하는 것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문제는 시내버스업체가 지난 10년간 제천시로 부터 재정지원을 받았지만 감사는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조금 산정과 집행과정에서 투명했느냐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정작 시내버스 기사들은 평균 연봉이 4천만 원을 밑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액연봉을 받는 임직원들과 비교해 기사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올 들어 버스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승객 감소등 3중고를 겪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경영여건이 꾸준히 악화돼왔다. 청주의 경우 지난 1월부터 8월말까지 시내버스 업체 6개사에서 발생한 적자규모는 2~6억 원에 달한다. 시내버스 승객이 매년 1.5~2%씩 감소하고 있는데다 2014년 1월 이후 5년째 버스요금이 동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엔 5개 시내버스 업체가 무료 환승 및 단일 요금 거부 움직임을 보이며 청주시가 대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제천시 시내버스업체 임직원들은 보조금으로 고액연봉을 챙기는 등 '땅 집고 헤엄치기 식 경영'을 해왔다. 회사야 적자가 나건말건 시에서 보조금 검증절차도 없이 넉넉히 지원받는다면 공공기관보다도 낫다는 말이 나올법하다. 제천시는 부정 또는 목적외 사용된 보조금에 대해서는 환수하는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내버스 업체에 대한 재정지원금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제천시가 엄포로 끝낸다면 혈세낭비를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제천시 뿐만 아니라 타 지역도 이번기회에 시내버스업계에 대한 보조금 지원실태를 철저히 감사해 더 이상 부정수급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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