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허위견적서 제출 업체 특혜의혹 제기
청주시 기준완화 지적에 어린이집연합회 탓만
타 시·도 마무리단계 불구 해결 과제만 '잔뜩'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 시내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보급사업 추진과정에서 특정업체가 허위견적서 제출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청주시가 미세먼지 피해를 막기 위해 추진하는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설치 지원사업이 업체와 어린이집, 정당 등의 이해관계에 정작 수요자인 원아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 충북도당 "허위견적서 제출업체 사업에서 배제하라"

정의당 충북도당은 11일 "청주시는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보급사업 관련 허위 견적서를 낸 업체를 고발하고 헤파필터 13등급(HP 13)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충북도당은 이날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가 사업을 추진하며 애초 기준으로 제시한 헤파필터 13등급에 해당하는 제품이 없는 업체가 허위로 견적서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더 큰 문제는시가 애초 세운 제품성능을 낮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는 청주시어린이집연합회 측이 안정성을 이유로 스탠드형보다 벽걸이형을 선호한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벽걸이형에도 시가 애초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업 추진과정에서 학부모 의견수렴이나 업체별, 제품별 특징 및 성능 차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허위견적서 제출 업체 배제 없이 오히려 기준이 완화돼 납품 길이 열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는 허위견적서 제출 업체에 대한 고발과 헤파필터(H) 13등급 유지, 각종 사업진행 시 직접당사자 등의 의견수렴 등을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시 "보조금 추진과정에는 부당업체 제재 어렵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개별구매 방식인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은 입찰구매와 달리 부당업체에 대한 제재가 어렵다"며 "실제 부정한 방법으로 기기를 구입하고 보조금이 지급된 것이 확인되면 제재할 수 있다. 현재는 어린이집들이 업체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아 진행하는 단계로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업체 본사로부터 받은 제품 정보를 어린이집에 전달해 기준에 맞지않는 제품들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는 정부지원을 받아 모두 13억원을 들여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을 추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 '초미세먼지 제거(Pm2.5제거), 헤파필터(HP) 13이상, 소음 55dB이하'의 공기청정기를 기본규격으로 내세운 시가 갑자기 'HP 12이상 벽걸이형 공기청정기'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추가하면서 업계에서는 특정업체를 겨냥한 기준 완화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고 50%, 지방비 30%(자부담 20%) 등 80% 지원

이처럼 정부가 연내 만 6세 미만의 어린이를 돌보는 전국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시행키로 한 공기청정기 보급 계획이 '졸속 선심성 탁상 행정' 논란에 빠졌다.

국회와 정부가 무리하게 보급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대가 아닌 구매로 결정하면서 어린이집 운영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어린이집이 필터 교환, 관리, 비용 지출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국회 추경예산안 의결을 통해 전국 어린이집 중 공기청정기가 미설치된 1만2천364곳(2017년 말 기준)에 대한 보급 사업에 예산 248억원을 편성했다. 설치를 희망하는 어린이집은 국고 50%, 지방비 30%(자부담 20%)를 지원 받는다.


#청주시 16억6천만원 투입, 720여 곳 3천130대 공기청정기 설치

실제 청주시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16억6천만원을 투입해 720여 개 어린이집에 3천130여 대의 공기청정기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기준은 어린이집 1곳에 400만원 한도에서 보육실(유희실 포함)당 1대(50만원 한도)다.

어린이집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다른 시·군은 H12등급을 선택해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청주시는 업체들의 경쟁으로 정당까지 나서면서 본질을 벗어나 실제 수요자인 현장의 목소리는 배제돼 정작 어린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국 공기청정기 제조업체는 10여 곳이 있으며, 5~6개 업체가 어린이집에 견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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