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얼마 전 인천의 한 유치원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식중독이 발생한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집단 식중독이 일어나 그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식중독은 더운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바로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노로바이러스(norovirus) 때문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은 최근 5년간(2013년∼2017년) 매년 평균 50건 정도 발생했습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은 바이러스입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으면 번식력이 떨어지지만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오히려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겨울철 식중독의 주된 원인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노로바이러스는 약 150종(種)이지만 유전자 변형을 거듭하며 새로운 종이 계속 출현하고 있고, 생명력 또한 강해 공기 중이나 척박한 환경에서도 좀처럼 죽지 않으며, 특히 물속에선 430일간 생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된 식품이나 음료 섭취로 감염이 되고, 노로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사람을 통해 옮기도 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대개 감염자의 구토물이나 배설물에 기생하며 1g당 100억 마리 이상 존재하는데 그중 단 10마리만 인체에 들어와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소량으로도 전염성이 강합니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전염이 되고 나이와 상관없이 감염이 될 수 있으며,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된다고 합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갑자기 구토, 메스꺼움, 오한,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근육통, 권태, 두통, 발열 등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소아에서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에서는 설사가 흔한데, 물처럼 묽은 설사가 하루에 4~8회 정도 발생하지만 피가 섞이거나 점액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심한 경우 탈수 증상이나 심한 복통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나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 없습니다.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며칠 내 자연적으로 회복이 되는데요, 심한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하면 수분을 공급하여 탈수를 교정해주어야 합니다. 대체로 스포츠 음료나 이온 음료로 부족해진 수분을 보충하고 심할 경우 수액 주사를 맞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특별한 치료제도 예방백신도 없는 만큼 예방이 최우선이겠지요.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손씻기가 첫 번째입니다. 감염이 손을 통해 주로 이뤄지므로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를 교체한 후, 식사 전 또는 음식 준비 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합니다. 두 번째로 음식물 관리로,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고, 노로바이러스는 60도에서 30분 동안 가열하여도 감염성이 유지되므로 음식 재료의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이 되도록 속까지 충분히 익혀서 먹도록 합니다.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고, 특히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끓여 마시도록 합니다.

노로바이러스 장염 발생 후에는 오염된 표면을 소독제로 철저히 세척하고 살균하여야 합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를 사용하여 뜨거운 물로 세탁하여야 하고, 주변은 청결을 유지하여야 합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상의 강도는 평소 면역력을 얼마나 잘 관리해왔는지에 의해 좌우됩니다. 깨끗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 섭취로 면역력을 키워 노로바이러스 감염 에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미래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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