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이야기] 신영식 청주중앙여중

점심시간 우리 학교 운동장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끼리끼리 어울려 운동장 주변 도로를 따라 주위를 둥글게 원을 그리며 걷는다. 무슨 특별한 행사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강강술래와 같은 전통놀이를 하는 것인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연스레 장난도 치면서 걷는 모습에서 학교가 보다 행복해진다.

가을이 되면서 땅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울긋불긋한 단풍잎, 노란 은행나무 잎, 방석을 깔아놓은 듯한 플라타너스 잎을 그냥 쓸어버리기에는 안타까워서 체육과 최선생님이 구안하여 10월 중순부터 실시하는 '낙엽을 밟아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점심시간에 가벼운 걷기 운동을 통하여 기초 체력을 기르고 선생님과 학생, 선배와 후배, 친구간의 건전한 정서적 교류를 진작하기 위하여 실시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식사 차례가 늦은 학생들은 점심 식사 전에 걷고, 차례가 빠른 경우에는 점심식사 후에 운동장을 걷는다. 학생들의 참여를 북돋우기 위하여 학년별로 우수학급은 시상도 한다.

봄에는 '꽃길만 걸어요'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이 운동장 주변을 돌면서 교정의 나무나 꽃에 관심과 사랑을 주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도 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였다.

이제는 점심시간에 운동장을 걷는 것이 많이 정착되어 날씨가 추워져도 점심시간에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어울려 운동장 주변을 걷는다.

최 선생님은 이제 막 1정연수를 받은 짧은 경력이지만 열정과 아이디어는 대단하다. 봄철 꽃이 지고 난 다음에는 '선생님을 이겨라'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배구와 축구 시합을 실시하여 학교가 생동감 있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보통은 남학생들은 체육과목을 좋아하고 여학생들은 체육과목을 싫어하는 편인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체육과목을 제일 좋아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안하는 동갑내기 두 체육선생님 덕분인 것 같다. 덩달아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생활지도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 학교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을 많이 하고 있다.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학교 밖으로 차를 타고 먼 곳으로 가서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 안에서 구안하여 할 수 있는 체험학습이 보다 효과적일 수가 있다.

학교 앞 율량천에는 가장자리로 주민들이 걸을 수 있도록 좁다란 길이 나 있다. 저 길을 따라 체험학습으로 학생들과 함께 걸어서 무심천의 아름다운 갈대숲을 돌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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