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끝난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은 2년 전 대통령 선거에 버금갈 만큼 엄청났다. 국내 언론도 관련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하였다. 우리나라와 얽혀 있는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한·미관계를 비롯한 국제정세의 변화는 외교뿐만 아니라 경제·정치·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쳐 많은 사람들이 미국 중간선거를 지켜보며 그들에게 던져진 숙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했을 것이다.

선관위 직원인 나로서는 미국의 선거운동에 관심이 갔다. 미국의 선거운동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대중매체를 이용하는 공중전과 유권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중심으로 하는 지상전으로 나눌 수 있다. 흥미로운 선거운동 방법은 단연 지상전이었다. 우리나라는 호별 방문을 통한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지만 미국은 후보자나 선거운동원이 호별 방문을 통해 직접 유권자를 만나서 후보자를 어필하고 투표를 호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관련 흥미로운 기사 떠올랐다. 지난 10월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운동을 보다 자유롭게 허용하자는 취지의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말과 전화로 하는 선거운동을 상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예비후보자 등록 전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데 이를 완화하자는 의견이다. 아울러 언론기관 등에서 후보자를 초청해 진행하는 정책토론회도 상시 허용한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유권자가 옷·모자와 같은 소품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밝힐 수 있고, 집이나 승용차에 관련 표시물을 부착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도 포함되었다.

선거운동의 자유가 확대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비방·흑색선전,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따라서 선거법 개정은 정치를 개혁한다는 큰 틀 안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그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 폭넓은 참여와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선거환경도 다양한 정치적 수요가 등장하면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정치인들은 합리적인 선거제도를 마련하여 바람직한 정치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