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정연정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지난 5월 힐링아트페스티벌 개막식 불꽃놀이
지난 5월 힐링아트페스티벌 개막식 불꽃놀이. 본 사진은 칼럼과 관련이 없습니다.

지역축제는 지역공동체가 공유하고 있는 역사 문화적 가치를 프로그램화 하여 표출함으로써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관광객에게는 호기심과 유희를 유발함으로써 문화, 경제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로 지속적 개최가 이루어지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과거의 축제는 주로 공동체 또는 종교적 의미로 행해졌지만 현대에는 휴식이나 재충전의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각 지역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는 국가가 지원하는 축제, 지자체에서 주최(주관)하는 축제, 지자체에서 경비를 지원하거나 후원하는 축제, 민간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개최하는 축제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서 경연대회·가요제·미술제·연극제·기념식·시상식 등 특정계층만 참여하는 행사, 경로잔치와 같이 단순한 주민위안행사, 음악회·전시회 등 순수 문화예술행사등이 있다.

요약하면 지역축제는 일정기간, 지역주민, 지역단체, 지방정부가 개최하며, 불특정 다수인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관광축제·특산물축제·문화예술제·일반축제 등을 포함하는 문화관광예술축제로 정의한다. 대표적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문화관광축제를 들 수 있는데, 이는 관광객 유인력이 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축제를 대상으로 축제전문가, 학계, 언론문화단체, 관광업계 인사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즉 지역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축제중에서 경쟁력 있는 축제를 선정함으로써 향후 국내외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 199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인데, 각 시·도에서 추천한 지역축제를 등급별로 나누어 각각 대표, 최우수, 우수, 유망축제 등 4등급으로 구분, 예산을 차등지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충북은 괴산고추축제가 2016년 이래 연속 3년간 유망축제로 선정되었고 올해 새롭게 음성품바축제가 유망축제 부문에 진입하였다. 하지만 이는 광역시를 제외하면 제주도와 함께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지금과 같은 평가에 따른 차등지원 방식이 개별 지자체간 불필요한 과잉경쟁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평가제에서 인증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기는 하다.

한편 충청북도에서도 문체부에서 선정하는 문화관광축제와는 별개로, 2007년부터 각 시·군에서 신청한 축제를 대상으로 지역축제육성위원회 심의를 거쳐 순위에 따라 최우수(1개), 우수(2개), 유망(3개) 등급의 총 6개 축제를 선정하여 예산을 차등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의 지역축제가 개최비용의 대부분을 관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또 사후평가에 의한 등급 매기기, 내방객수에 기초한 경제적 효과 측정 등으로 인해 방문객 수 증대에 매진하다 보니 대부분의 축제가 비슷비슷한 이벤트성에 치우치게 되어 낭비성 축제예산 남발로 흐르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충북 도내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축제도 전국단위 지역축제의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찌 되었건 축제는 일단 붐벼야 한다. 이래저래 축제에서 방문객 총량은 중요하다. 이 경우 축제를 찾는 내방객 역시 관광객 일반과 마찬가지로 '장소이동'이 주요한 행동방식으로 나타나는데 이동의 주된 근거는 각기 다른 독창적 문화체험의 차별성이 중요한 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에 기반한 축제의 독창성과 차별성 발굴 및 접목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축제로부터 체험 가능한 '일상생활로부터의 일시적 일탈'을 위한 대표적인 킬링 프로그램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연정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 모든 성공적인 축제에서 보듯, 관은 지원하되 관여의 폭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축제 운영의 전반적인 과정을 민간조직을 중심으로 점차 이전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독창적 테마 부족, 낭비성 이벤트형 축제남발로 대표되는 축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축제관련 전담조직 설립 및 축제전문화 인력양성 문제에 대한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충북 축제에 대한 전반적인 발전방향 수립을 통해 활성화 방안을 강구함에 있어, 지역 축제 전문조직 및 전문인력양성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수년째 이어져 온 충북축제의 후진성을 벗어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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