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29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호축 도민 보고대회에서 이시종 지사를 비롯한 시장·군수, 도의원, 시민단체 대표 등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보고대회는 충북도가 강호축(江湖軸)을 새로운 국가발전계획의 의제로 삼고 도민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개최했다. / 김용수
29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호축 도민 보고대회에서 이시종 지사를 비롯한 시장·군수, 도의원, 시민단체 대표 등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보고대회는 충북도가 강호축(江湖軸)을 새로운 국가발전계획의 의제로 삼고 도민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개최했다. / 김용수

문재인 정부를 이끄는 파워엘리트 213명을 출신 지역별로 살펴보면 영남권이 71명(33.4%)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 호남권이 56명(26.3%)이었으며 수도권 출신이 45명으로 21.1%를 차지했다. 영남권 중에는 부산·울산·경남이 40명(18.8%)이었으며 대구·경북 31명(14.6%)이었다. 반면 충청권은 29명(13.6%), 강원 10명(4.7%), 제주는 2명(0.9%)을 배출했다. 정부·여당 인사중 충청권 인물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노영민 주중대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성윤모 산업통상부장관등을 들 수가 있다.

그런데 최근 시사저널과 칸타퍼블릭이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18년 한국을 움직이는 리더(leader) 20인 중 충청권 인사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유일하다. 하지만 그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끊임없는 불화설과 경제정책 실패 책임론에 휘말리는 바람에 11월 9일 전격 교체됐다. 역대 정부에서 충청권이 파워 엘리트를 많이 배출하지 못한 것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해방 이후 이제까지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해방 이후 영·호남에서 대통령을 많이 배출하는 바람에 한국 정치는 영남과 호남의 인물들이 주도했다. 그러다 보니 충청권은 대통령 선거와 총선의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에 그쳤다.

지난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충청권 대망론이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마치 유행처럼 거론되었다. 그러나 충청권 대망론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안희정 전충남지사와 이인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 당내 경선 패배, 제3지대 빅텐트 구상을 밝히며 대선 행보를 이어온 정운찬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물거품처럼 또 사라지고 말았다.

여기에 2017년 5월 원내 진보 및 보수진영 다선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과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각각 국회의장 및 부의장 당내 경선에서 패하고, 대전 서구을 박범계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면서 중앙정치권에서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원외에선 6·13지방선거 과정에서 보수진영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정치를 재개하고 자유한국당 대표에 도전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광폭행보로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동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김영환 전 국회의원이 경기지사 선거와 바른미래당 대표 경선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다만 충북 영동 출신인 나경원 의원이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되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우택 의원, 정진석 의원, 이완구 전 국무총리, 김영환 전 국회의원 · 이인제 전 국회의원 등이 여전히 정치권에 있어 충청권 대망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문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차기 대통령 선거 유력후보지만 아직까지 충청권에서는 그들과 경쟁에서 승리할만한 걸출한 인물이 배출되지 않아 당분간 충청권에서 대통령이 배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향후 충청권이 도약하려면 충청권에서 애향심이 강하고 경륜이 있는 유능한 차세대 충청 리더를 시급히 발굴하여 대권주자로 키울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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