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손으로 마을 공동문제 해결
폐비닐 수거함 재정비·마을탑 만들며 성취감
오는 19~20일 마을 탑 배치 쓰레기장 새단장

괴산 탑골마을 쓰레기 수거함 정비 전 후.
괴산 탑골마을 쓰레기 수거함 정비 전 후.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괴산군 문광면 탑골마을의 마을 입구가 깔끔하게 재탄생 된다.

탑골마을 주민들은 지난 4월부터 지역문화진흥원이 진행한 '생활문화 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참여해 주민 주도로 마을 공동 문제인 폐비닐 수거함을 보완하고 쓰레기장을 꾸미기 시작했다.

탑골마을 주민들은 마을 안에서 체감하고 있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고 고령화된 농촌 마을 특성에 적합한 문화활동을 찾아보고자 마을회관에 모였다.

폐비닐 수거함은 지난해 군청의 지원으로 만들어졌지만 마을의 쉼터이자 마을의 상징인 탑이 있는 마을 입구에 설치해 미관상 좋지 않아 주민들의 고민거리였다.

마을 이장의 주도로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쓰레기장이 잘 관리될 수 있도록 폐비닐 수거함과 생활 쓰레기를 분리하는 등 농촌생활방식에 적합하게 설계부터 제작까지 직접 참여해 폐비닐 수거함 보완을 진행했다.
 

탑골마을의 상징이기도 한 마을탑은 과거 일부분을 도난 당해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재건한 역사가 있지만 탑 본래의 느낌을 살리지 못해 폐비닐 수거함과 함께 고민해야하는 주요 관심사였다.

이런 고민들을 탑골마을과 전부터 관계를 맺어온 예술가들이 돕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탑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 직접 쓰레기장을 꾸밀 수 있도록 함께 마을탑 미니어처를 만들기 시작했다. 탑골마을 주민들은 "흙으로 농사만 지어봤지 흙으로 탑을 만들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민들이 지키려고 노력했던 마을 탑을 예술가들이 복제해 궁궐의 처마 끝에 올리는 동물 조형물 '어처구니'처럼 쓰레기장의 외관을 꾸미고 마을 곳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주민들이 직접 만든 탑을 오는 19일 마을 곳곳과 쓰레기장에 설치하고 오는 20일 새단장 행사를 열고 주민들이 진행한 과정을 엮은 소책자를 배포한다. 이날 괴산풍물패 공연도 준비돼 있다. 소책자는 마을의 특징과 주민들의 고민들을 담아 폐비닐 수거함처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농촌마을에 배포해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함께 참여한 한 예술가는 "괴산 탑골마을 40여 가구 주민들이 모두 참여해 함께했다는 자체가 너무 좋았다"며 "탑골마을의 이런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과정이 이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마을에도 적용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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