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小雪 / 강성은

꿈에서 배를 가르자
흰 솜뭉치가 끝없이 나왔다

겨울이면 옷 속에 새를 넣어 다닌다는 사람을 생각했다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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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일 시인.
최호일 시인.

요즘 유행하는 패딩 점퍼는 솜이나 오리털을 넣어 누벼 만든 점퍼다. 왜 사람들은 "겨울이면 옷 속에 새를 넣어 다"닐까. 새처럼 자유를 꿈꾸며 지금보다 더 따뜻해지고 싶어서일까. 겨울 한복판을 걷는 사람들은 누구나 가난하고 춥다. '솜뭉치'와 '새의 털'과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동일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러나 배를 가르고 털을 다 뽑힌 새는 죽어서 말한다.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그래서 제목도 하필이면 '소설小雪'이다. 기가 막힌 소설이 아닐 수 없다.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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