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

아이디어. / 클립아트코리아
아이디어. / 클립아트코리아

암기의 학습이 이전보다는 덜 중요한 시대인 것 같다. 일상생활을 하다가 모르는 사항이나 궁금증이 생기면 인터넷 포털 검색을 하게 된다. 단답형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때 유용하다. 근래에는 무료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통해서 궁금증을 해결하는 이들이 많이 생겨났다. 인터넷 포털 검색하면 나이 든 사람이고,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검색하면 젊은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는데 최근 통계조사에 따르면 10대는 물론 20대부터 60대까지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아직은 인터넷 포털을 주로 검색하는 나지만 주변 젊은 직원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 심지어는 엄마까지도 '요새 유00로 강의 듣는데 얼마나 재미있는 줄 아니?' 하신다. 컴퓨터나 핸드폰 기기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엄마의 예전모습을 생각하니, 우리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인데,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굳이 달달 외우지 않아도 쉽고 재미있게 동영상 컨텐츠로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고,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 학습할 수 있다. 더불어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하거나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다. 스스로 컨텐츠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암기력 위주의 교육의 관점도 바뀌고, 일방적인 방식의 교수법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

또한 인재의 모습도 현재의 정의와는 다를 것 같다. 구글 인적자원 개발부서에서 일했던 표트르 F. 그라치웍즈는 뉴엘리트라는 책을 통해서 학력사회에서 학습력 사회로 변화하고 있고, 뉴엘리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뉴 엘리트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제로에서 1을 만들어 낸다고 여겼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고생 한 결과 우울증이 발병하고 절망적인 마음으로 퇴사를 결심했지만, 복귀 후 몰라보게 성과를 발휘하는 사람, 14세에 회사를 설립한 사람, 회사에 근무하면서 아티스트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사람 등 기존의 엘리트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을 뉴 엘리트라고 명명했다. 그들은 세계를 자발적으로 바꾸고, 재미있기 때문에 일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 엘리트와 올드 엘리트를 특징도 구분했는데, 올드 엘리트는 탐욕과 과시적 소비를 하며 지위를 원하며, 계획주의에 의해 행동하고, 인간관계가 닫혀있어 차별을 하며 룰을 지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반대로 뉴엘리트의 특징은 이타적이며, 미니멀리즘 소비행동을 가지고, 임팩트가 있으며 사회공헌을 원한다. 또, 새로운 원칙을 만들고, 일상적인 학습은 필수이며, 열린 인간관계로 커뮤니티를 만든다고 정의하였다.

얼마 전 군인의 신분임에도 2019학년도 수능에서 만점 받은 일병도 인터뷰에서도 평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를 즐겨보는데 다양한 기록과 통계들이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통계학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향후 통계학과로 진학해 스포츠 데이터 분석가로 활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에 엘리트 직업을 나열하지 않은 게 의외였다.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미국 NBA에서 유일한 한인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김재엽씨의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청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인터뷰에 재미를 느끼는 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들처럼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뉴 엘리트의 탄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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