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횡령사건·가축전염병·포근한 날씨 여파
초강천 절벽 잔도 등 '4계절 관광지 조성' 가닥

빙벽 동호인들이 영동 빙벽장을 오르는 모습이다.2016.12.06 / 뉴시스
빙벽 동호인들이 영동 빙벽장을 오르는 모습이다.2016.12.06 / 뉴시스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 포근한 겨울 날씨와 가축 전염병 등으로 5년간 개최하지 못했던 국제 빙벽대회가 끝내 폐지된다.

18일 영동군은 매년 1월 영동 빙벽장에서 열던 빙벽대회를 폐지하고, 1억여원의 예산이 드는 빙벽장 조성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영동군 용산면 초강천 옆 바위 절벽에 거대한 인공 빙벽을 조성해 대회를 시작해 4년 뒤 국제행사로 격을 높여 300여명이 넘는 국내외 빙벽 등반가들이 참여하는 대회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4년 주관 단체인 충북산악연맹의 보조금 횡령 사건으로 대회가 취소됐고 뒤이어 조류 인플루엔자(AI)·구제역 등으로 4년 연속 행사를 열지 못했다.

2016년에는 포근한 날씨 때문에 얼음이 녹아 빙벽장 운영을 취소했다.

영동군은 해마다 이곳에 높이 40∼100m, 폭 200m의 거대한 인공 빙벽을 만들어 관리하는데 1억3천만원의 예산을 썼다.

낙석 등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강에서 끌어온 물을 스프링 클러를 이용해 절벽에 뿌려 빙벽을 조성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빙벽대회가 5년 연속 무산되면서 예산 낭비를 지적하며 빙벽장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군 관계자는 "반복되는 빙벽대회 취소로 행정 신뢰도가 떨어졌고 군의회도 빙벽장 조성에 반대 의견을 냈다"면서 "온난화로 겨울이 점차 포근해지고, 가축 전염병이 반복되는 상황 등을 고려해 고심 끝에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빙벽장 운영을 폐지하는 대신 이 지역을 4계절 관광지로 탈바꿈하는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국비 등 92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바위 절벽 상층부에 300여m의 잔도(棧道)를 내고, 하강 레포츠 시설 등도 갖추게 된다.

군은 지난 8월 이 사업을 위한 설계용역을 발주헀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