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충북도교육청 전경 / 중부매일 DB
충북도교육청 전경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데스크진단 김금란] 10년만에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베트남은 축구 열풍에 휩싸였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을 영웅으로 대접하며 언론에서도 연일 극찬이다. 베트남의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 귀빈석에서 스즈키컵 결승 2차전 경기를 지켜봤고,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했다. 이어 시상자로 나선 총리는 자신의 옆에 있던 시상자가 박항서 감독에게 메달을 걸어주려고 하자 그의 손에서 메달을 잽싸게 낚아채 직접 박 감독의 목에 걸어주고 기쁨에 찬 포옹을 길게 했다. 자신이 들고 있던 메달을 빼앗긴 시상자도 불쾌함은 없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 네티즌은 이 동영상을 포털사이트에 올리고 '한 나라 총리의 권력남용'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재치 넘치는 '권력남용'의 재해석에 긍정의 댓글들이 올라왔다.

충북 교육현장은 교장공모제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교장자격 미소지자를 대상으로 하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교육감의 권력남용으로 측근 승진길을 열어주는 '코드·보은성' 인사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이 문제는 지역언론과 지역여론뿐만 아니라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뭇매를 맞았다.

전희경(자유한국당·비례대표) 의원은 2014년 김병우 교육감 인수위원회 명단과 인수위 구성원의 현재 직위를 비교해 전체 구성인원 22명 중 과반이 전교조 소속이며 전체인원 22명 중 14명이 영전, 승진, 특혜, 특별채용 등 보은성 코드인사라고 지적했다. 또 2014년 7월 이후 평교사 출신 임명 교장의 85.7%(7명 중 6명)가 전교조 출신인 데다 인수위 경력자도 2명이라고 꼬집었다. 중요한 것은 여론과 언론, 국회의원 등 많은 지적에도 무한 반복된다는 점이다.

괴산 송면중학교는 2016년에 이어 2019년도 3월 1일자 임용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실시하고 있다. 교장공모제를 통해 임용된 현 교장이 약속한 4년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전직을 요구해 3년만에 다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진행하게 됐다. 이번 교장공모 지원자 중에 김병우 교육감 1기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현직 교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보은·코드성'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송면중 현 교장이 도교육청의 조직개편을 앞두고 본청으로 들어오기 위해 전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폐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교원 승진제도의 근간인 인사 구조와 시스템을 흔들어 교단 안정과 교육체제, 학교 질서 등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의 승진제도는 교직 수행 과정에서 다양한 교육활동과 교육경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구조다. 교장은 단위 학교의 경영, 교육과정 기획·운영, 인사, 예산·회계 등 의사결정을 책임진 최고 경영자로서 노련한 경륜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학교혁신, 교육개혁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교장 자격증이 꼭 필요치 않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내부형 교장공모제 심사방식이 학교 운영에 있어 필요한 교장의 역량을 평가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내부형 교장공모제로 임용된 교장에 대한 평가결과 공개를 통한 자질검증이 우선돼야 한다.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앞으로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진정한 교장 임용제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교장 임용 대상자의 다양한 역량을 세밀하게 평가하고 학교 경영의 전문성을 검증하는 국가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교육감의 권력남용을 통한 논공행상식, 편가르식 임용에서 탈피해야 한다. 충북 교육현장에서 '권력남용'이란 단어가 학생, 학부모, 모든 교사들을 위해 유쾌하기 쓰이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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