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교통약자 사실상 발 묶여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가 20일 '24시간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산간오지마을 등에 살고 있는 교통약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행복택시'가 모두 멈춰서기 때문이다.

행복택시는 지난 2015년 7월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마을주민들의 불편을 덜기위해 도입된 제도로 버스정류장에서 700m 이상 떨어진 마을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용객은 택시요금으로 100~1천300원만 내고 나머지는 지자체에서 부담한다. 도입 초기부터 큰 호응을 얻은 이 제도는 현재 충북지역 하루 평균 1천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 280개 마을을 대상으로 운행 중인 행복택시 460여대 역시 파업에 동참하면서 하루 동안 외부와 통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 단절되게 됐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오지마을 어르신들은 대부분 차가 없어 행복택시를 이용하는데 내일 하루는 마을 밖으로 나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택시파업은 들었는데 행복택시도 안하는 줄은 몰랐다"며 당황스러워 했다.

행복택시 영업을 하고 있는 한 개인택시 기사는 "파업당일 택시노조 등에서 감시반을 운영한다"며 "자칫 운행했다가 적발돼 꼬리표가 붙으면 평생 괴롭힘을 당할 수 있어 기름 넣으러도 못 간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카카오 카풀은 택시기사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일"이라며 행복택시 이용객들에게 하루만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충북도 관계자는 "행복택시 기사들의 운행중단을 강제로 막을 길은 없다"며 "구두경고는 수차례 했고 공문도 내려 보냈지만 물리적으로 파업참여자를 단속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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