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섹시, 관능, 풍자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뮤지컬 시카고'공연이 18~19일 이틀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초호화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역대급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김용수
섹시, 관능, 풍자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뮤지컬 시카고'공연이 18~19일 이틀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초호화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역대급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김용수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 대극당의'뮤지컬 갈라(gala) 더 스토리(THE STORY)'음악회를 갔다. 이 음악회는 서울시 뮤지컬단이 유명한 뮤지컬 중 예술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했다. 오프닝 곡은 영화 <위대한 쇼맨> 중 This is me 를 노래하며 시작하여 분위기를 잡았고, 춤으로 보여주었다. 위대한 쇼맨은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이자 전 세계를 매료시킨 '바넘'의 이야기로, 필자도 본적이 있는 뮤지컬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이번 공연에서 서울시 뮤지컬단의 실력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춤, 노래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고, 눈과 귀를 사로잡는 대극장의 배경음악과 조명 등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음은 <뮤지컬 시카고>로 자신의 명성과 이윤만을 추구하는 탐욕스런 변호사와 여론을 조작하는 기자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놀아나는 사법부를 풍자하는 작품이다. 이 뮤지컬이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명작의 반열에 놓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러한 풍자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서 <아가씨와 건달들>은 내기에서 지지 않는 사기꾼인 스카이와 구세군 단원인 사라의 사랑을 주요한 구성(plot)으로 삼아 사건을 전개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내기에 휘말리면서, 자유로운 풍운아였던 스카이는 결혼을 하고 구세군 밴드를 따라다니며 선교를 한다. 그리고 신앙심이 깊은 사라는 스카이를 따라 하바나로 가서 일탈의 즐거움을 맛본다.

마지막 작품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로 예수의 가르침에 많은 이들이 그를 추대하고 존경하게 되자, 그의 존재를 두려워하던 유다는 예수를 음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누명을 씌운다. 이 상황을 알고 있었던 예수는 괴로워하지만, 이내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용서하려 한다.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 후 십자가에 몸을 맡기게 되는 예수의 고뇌, 그리고 마지막 7일 간의 감동과 전율의 무대가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이 뮤지컬은'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과 함께 전 세계 5대 뮤지컬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 콘서트에서 배우들이 노래와 춤을 추는 동안에 관객들은 세상 시름 다 잊고 온몸과 마음, 영혼이 빨려 들어가는 행복감을 느낀다. 보통 뮤지컬 하면 무대 위에서 꿈처럼 펼쳐지는 달달한 로맨스와 해피엔딩을 생각한다. 그런데 안무 하나로 서사시를 능가하는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을 보면 뮤지컬이 종합예술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겨울을 보내며 위대한 쇼맨, 피핀, 뮤지컬 시카고, 아가씨와 건달들 그리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갈라 쇼를 보고 들으면서 새로운 힘을 얻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배경음악과 화려한 조명 아래 뮤지컬 갈라 스토리 음악회는 스트레스에 찌들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음악과 예술은 우리의 삶에 변화를 주고,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힘이 된다. 그래서 필자도 음악이 가진 긍정과 희망의 힘을 믿는다. 60여 년 전 창단한 예술성과 작품성을 갖춘 서울시뮤지컬단에 박수를 보내고, 이 단체의 뮤지컬이 다음에 또 좋은 공연으로 만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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