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이지효 문화부장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 들어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공사현장. / 김용수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 들어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공사현장. / 김용수

[중부매일 데스크진단 이지효] 청주시 내덕칠거리에 위치한 옛 연초제조창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시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공예클러스터 및 문화체험시설, 상업시설 등 복합문화공간을 조성중이며 연초제조창 남관을 리모델링 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오는 27일 문을 연다. 시는 건물 준공이 완료되면 공예클러스터로 한국공예관을 이전하고 청주공예비엔날레 및 상설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20년 동안 상설관 없이 진행됐던 청주공예비엔날레도 이제 상설관을 갖고 당당히 관람객을 맞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년 9월부터 열릴 제11회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개관이다. 오는 27일 개관하는 청주관에는 김환기, 이중섭, 박래현, 백남준 등 이름만 들어도 짐작 가능한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김환기의 경우 억대를 호가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며 1972년 작인 '붉은 점화'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85억3천만원에 낙찰될 정도다. 이중섭 또한 가족과 소 그림을 많이 그렸으며 '소'의 경매가는 47억원이었다. 박래현은 청원에서 거주했던 운보 김기창 화백의 부인으로 면 분할에 의한 실험적 화면구성으로 유명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40% 규모인 4천점이 이관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이관 작업을 모두 완료한 후 미술관 1층부터 4층까지 자리한 개방 수장고, 보이는 수장고, 특별 수장고 등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소장 작품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수장과 관리, 보존으로 특화된 미술관으로 총 10개의 수장고와 기획전시실, 교육실, 그리고 미술관, 도서관, 아카이브 개념이 혼합된 라키비움 등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 또한 없지 않다. 수장과 관리, 보존으로 특화된다고 설명하지만 보전을 해야할 작품들은 이미 손상이 된 작품들로서 전시를 할 수 없는 작품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도 귀기울여 청주 시민들을 위한 고품격 문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청주시민들의 유동인구가 가장 많고 청주 중심에 위치해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옛 연초제조창. 한때 이곳을 존치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로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이렇게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재탄생된 것이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재생이 시작되기 전 다른 지역에서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이 이것이었다. "아~ 이 공간 참 아깝다" 이렇게 좋은 공간을 이렇게 밖에 활용하지 못한다는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게다. 영국에 가면 꼭 들러야할 최고의 관광 명소인 '테이트 모던 갤러리'. 이곳도 30년 전만해도 무시무시한 불을 뿜는 화력발전소였다는 사실이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이제 청주 옛 연초제조창은 변하고 있다. 문화의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발전돼 외국에서도 한국여행을 오면 서울, 전주, 제주가 아니라 청주로 올 수 있도록 관광명소화 시켜야 할 것이다. 구도심으로 전락해 활용가치가 떨어졌던 이곳이 문화의 공간, 청주의 랜드마크로,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핵심 문화 관광 콘텐츠로 변신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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