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대표 "돈으로 진실 덮을 수 없어"… 충북도에 유감 표명
제천동중 등 지역사회 애도물결 이어져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이별도 아픔도 없는 따사로운 햇살만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유난히 추웠던 그 해 겨울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추모비에 새겨진 비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1년을 맞은 21일 하소생활체육공원 추모비 앞에서 1주기 추도식이 거행됐다.

이날 추도식은 '유족 위주의 추모행사를 열고 싶다'는 유족 측의 뜻에 따라 외부 인사 등은 초청하지 않은 채 조촐하게 치러졌다.

당시 화재 현장을 지켜 본 하소동 지역민들도 참석해 유족과 슬픔을 같이 했다.

이날 추도식은 이상천 제천시장의 조사와 유족 대표의 추모사, 추모비 비문 낭독, 유족 헌화와 분향 순으로 치러졌다.

이 시장은 조사에서 "우리 모두의 가족이었던 스물아홉 분의 영령을 기억하며 이곳에 그리움의 꽃을 피운다"며 "더 안전하고 따뜻한 제천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류건덕 유가족 대표는 추모사에서 "지난 1년 간 아파도 아플 시간이 없었고,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진실규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충북도는 타결 직전까지 이르렀던 협상을 항고 및 재정신청을 하지 않음을 결렬이라고 알려왔다"고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들의 죽음을 돈으로 덮을 수는 없다"는 류건덕 대표.

그는 도민 화합이라는 명분아래 돈으로 모든 진실을 덮으려는 충북도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더 이상 추모사는 고인들을 욕보이는 일이라 생략토록 한다"며 서둘러 추도사를 끝냈다.

제천동중 학생회도 이날 화재 참사 1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지난 5월부터 추모제를 준비한 학생회는 그동안 추모 문구와 배지 공모전, 추모곡 선정, 화재예방 안전교육자료를 준비했다.

홍채린(3학년)양의 추모 선언문 낭독에 이어 제천소방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화재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1일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지상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발화한 불로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소생활체육공원 내에 세워진 1.2m 높이의 추모비에는 29명의 희생자 이름과 함께 '유난히 추웠던 그 해 겨울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과 리본, 국화가 새겨졌다.

'그 날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국화 꽃송이 밑에 'Remember 2017. 12. 21'이라는 참사 당일의 날짜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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