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에서 위너로… 취업 '꽃길' 걷게 해줘 감사"
충북새일본부 교육 생각 바껴…배울점 多 능력 펼칠수 있어

㈜참선진녹즙 강청아 연구원이 품질관리팀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강청아씨 제공<br>
㈜참선진녹즙 강청아 연구원이 품질관리팀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강청아씨 제공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취업난 속에서 여성의 취업은 더 쉽지 않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면서 월급은 70%밖에 받지 못한다. 특히 육아, 출산, 결혼 등과 맞물려 경력이 단절되기 쉽고, 일터로의 복귀도 쉽지 않다. 취업교육, 구직상담, 새일여성인턴제, 취업박람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취업을 지원하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를 통해 '일자리'를 잡은 여성취업성공사례를 2차례 소개한다. / 편집자

"충북새일본부를 만나기 전에는 제가 '루저(loser, 실패자)' 라고 생각했는데 교육을 듣고 난 이후에는 '위너(winner, 승리자)'가 된 느낌이에요.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고 싶어요.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할 거예요."

올해 7월 1일자로 충북 진천군 소재 ㈜참선진녹즙에 입사한 강청아(26·여)씨는 입사후 6개월의 시간을 이같이 평가했다. 품질관리팀 연구원인 그녀는 취업준비할 때에는 '가시밭길'이었는데 지금은 '꽃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진천군 문백면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참선진녹즙은 91년 설립돼 녹즙회사 중에서 가장 오래됐다. 판매비중으로는 풀무원에 이어 국내 2위다. 여성친화일촌기업, 인적자원개발친화기업, 충북도의 '우리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등의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이다.

강씨는 충북새일본부의 '해썹(HACCP) 팀장 및 식품개발자 교육과정'에 참여했다가 취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올해 4월말부터 두달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업을 들었다. 당시 경기도 동두천에 거주했는데 교육을 위해 매일 청주로 내려왔다.

"투명인간처럼 1년을 살았는데 저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준 시간이었어요. 누가 건들면 눈물이 터질 정도로 취업준비시간이 힘들었는데 저랑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 같은 길을 가려는 친구들끼리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됐어요."

새일본부의 교육 참여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회복한 시간이자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햇썹 팀장 및 식품개발자 교육과정'을 듣고 ㈜참선진녹즙에 취업한 강청아 연구원이 자신의 명함을 자랑스럽게 내보이고 있다. / 김미정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햇썹 팀장 및 식품개발자 교육과정'을 듣고 ㈜참선진녹즙에 취업한 강청아 연구원이 자신의 명함을 자랑스럽게 내보이고 있다. / 김미정

"솔직히 중소기업 취업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고 당연히 대기업에 입사할 줄 알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찾아보지도 않았었거든요. 월급도 적고, 복지후생도 없고, 이 회사 다닌다고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도 없을 것 같고. 남들의 시선이 신경쓰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교육을 받으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이 180도 달라졌단다.

"1평 짜리에 갇혀서 똑같은 업무만 할래, 넓은 곳에서 뛰어 놀면서 일할래? 강사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내가 배울 수 있는 게 훨씬 많고,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넓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강씨가 ㈜참선진녹즙에 입사하게 된 계기 역시 교육과정 중 포트폴리오 발표 수업때 면접관이었던 정미연 ㈜참선진녹즙 연구소장의 마인드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발표때 처음 뵈었는데 저 분이 내 상사였으면 좋겠다, 저 분한테 일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일부러 화장실에 쫓아가서 먼저 말을 걸었죠. 이후에 새일본부에 기업방문 요청을 드려서 회사를 방문했는데 입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실해진 거예요."

(주)참선진녹즙은 전 직원 35명의 중소기업이지만 여성직원이 많다 보니 육아휴직제도 등 여성을 배려한 복지제도들이 잘 돼있다.

"특별한 일 없으면 야근 안하고 정시퇴근하는 분위기에요. 사람들이 좋으니까 일하는 것도 즐거워요. '똑부러지게 일 잘하는 직원'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강청아씨 모습. / 강청아씨 제공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강청아씨 모습. / 강청아씨 제공

성균관대 식품생명공학과 12학번인 강씨는 올해 2월 대학졸업후 본격적인 취업준비를 했다. 지난해 8월 한달간 유럽여행을 위해 같은해 상반기에 휴학해 6개월간 아르바이트와 어학공부에 전념했다. 하지만 그해 하반기 공채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대기업 20곳 정도 냈는데 다 떨어졌어요. 대학 선후배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들어가서 저도 당연히 대기업에 갈 줄 알았는데."

4남매중 장녀인 그녀는 명문대출신 집안이라 스스로 대기업 취업에 대한 부담감을 가졌다. 이후 강씨는 중소기업 취업을 알아보다가 경기도 화성의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에서 연봉 2천만원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아 짐을 싸던 중에 충북새일본부의 교육과정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이게 나한테 온 기회구나 싶었죠.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실무적인 내용들을 많이 배웠어요."

구직자들에게는 낙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구직할 때에는 정말로 '내가 갈 곳이 없구나. 나는 못해, 안돼' 라고 낙담하게 되는데 갈 곳은 많더라고요. 어디든 나가서 부딪혀봐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구직자들의 취업을 위한 교육이 이렇게 잘 돼있는지도 몰랐는데 이런 기회를 잘 잡았으면 좋겠어요."

취업의 다리를 놓아준 충북새일본부에게도 감사함을 표했다.

"새로운 시작의 문을 열게 해주셔서 새일본부에 감사해요. 앞으로 이런 교육들이 더 많이 홍보되고 활성화돼서 더 많은 구직자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에 첫발을 디딘 6개월차 신입사원인 강청아씨는 앞으로 ㈜참선진녹즙의 '얼굴'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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