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준식 前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대법원이 오승헌씨에게 '종교적·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 판결을 내린 1일 대법원에서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1.1 / 연합뉴스
대법원이 오승헌씨에게 '종교적·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 판결을 내린 1일 대법원에서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1.1 / 연합뉴스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하여 '대체복무제' 도입문제가 논의 중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국기에 대한 경례 및 집총거부는 서양으로부터 신종교가 도입된 193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요즘은 개인적인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이들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자'들에게 병역을 면제해 주는 대신, 대체복무제를 만들어 군대를 갔다 온 사람만큼 사회봉사 활동 등에 종사해야 한다고 난리들이다.

국가가 존재하고 이를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대와 같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하는 조직도 필요하고, 경찰·공무원과 같은 직업적인 조직도 필요하다. 군대는 국가가 생겨나면서 국가 유지의 근간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나라가 군대의 힘으로 유지가 어려운 난국의 시대에는 의병이 떨치고 일어나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싸웠고,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을 쟁취하고자 전 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에 투자하고 활동한 사람들도 많았다. 조선시대에는 '사군이충(事君以忠)'이라 하여 임금에 충성을 다하는 것이 나라에 충성을 하는 것으로 여겨왔다. 임금의 말씀은 곧 그것이 법이였고, 판단의 기준이었다. 사대부들은 오르지 임금의 신임을 얻고 더 높은 벼슬에 오르고자 옮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충성을 다했다. 대감들의 집에는 전국에서 모아온 온갖 진귀한 물품으로 넘쳐나고, 이를 임금이나 주변사람들에게 바쳐 출세의 가도를 유지하였다.

사대부나 양반집에 기거하는 종놈들은 오르지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일생의 과제였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주인집에 대를 이어서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하고 집안을 대신해서 궂은 일에 뽑혀나가고 주인을 대신하여 죽었다. 종은 다른 곳으로 팔려가기 전에는 주인의 재산으로 취급되었으며 자자손손 대를 이어 주인에 충성을 다하는 존재로, 주인이 멸문지화를 당할 때에는 제일 먼저 죽어야 했고, 살아있는 자들은 모두 팔려갔다.

최준식 前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요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 시대를 풍미하던 수많은 영웅들이 수갑을 차고 수건으로 감고 끌려간다. 정부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옛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부 관료와 공무원들이 국가의 발전과 번영을 위하여 일하고 있다. 그런데, 각 부장관, 수많은 비서관들, 이들은 국민을 위하여 존재하는 사람들인지, 대통령을 위하여 존재하는 사람들인지, 정권에 충성하는 것이 과연 나라에 충성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념은 저버리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실세에 붙어서 부귀공명을 꿈꾸는 많은 한량들도 있다.

대가 없는 희생으로 나라를 구한 많은 의사, 영웅이 되지 못할 지라도, 마음한구석에 나라에 대한 애정은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나에 주어진 힘을 다해서 나를 챙기기 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보는 안목은 조금은 가지고 살아야 후일 창피하지 않을 것이다. 불의를 보았을 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의연함은 가지고 공무를 수행해야, 충성을 바쳐야 할 곳이 어딘지 알 것이다. 진정한 '충성의 대상'은 내가 몸담고 있는 정권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국민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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