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

SKY캐슬 스틸. / JTBC 제공
SKY캐슬 스틸. / JTBC 제공

최근 모방송국의 SKY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등이 되기 위한 우리 사회의 치열한 경쟁의 민낯을 드러내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부끄러워하며, 비난을 하면서도 SKY캐슬의 현실에 공감하고 있다. 누구나 1등을 강조하다 보니 1등과 그 밖의 집단으로 구별되는 사회 전반의 모습은 우리를 숨 막히게 하고 있지만, 어느새 익숙한 모습으로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다.

정치에서도 1등만이 대표권을 가져야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최근 우리나라 정치는 떠들썩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농성을 하고, 연동형비례대표 검토에만 합의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자유한국당, 국민이 동의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겠다는 민주당의 입장까지 들어 보면, 정치인들의 합의는 논란 종결이 아닌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에 불과하지 않나 싶다.

연동형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 수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의원 정수에 불을 붙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20대 국회는 민생은 도외시하고 자기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눈이 어둡다"고 하며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의원 정수를 200명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일갈에 역설적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민생은 도외시하고 자기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눈이 어둡기 때문에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해야 한다. 소수의 엘리트들이 양대 정당 속에 살아온 1등만이 가치 있는 정치 시스템, 그에 따라 1등을 대변하고, 1등을 위한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1등이 아닌 다수의 국민들이 소외당하는 현실을 권력 엘리트들은 직시하고 반성해야 한다. 지금 밥그릇 챙기기에만 어두운 정치권은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고, 국회의원 수는 늘리되 연봉과 특수활동비 총액은 제한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능력 있는 1등을 국회의원으로 보내기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했다. 기업인이면서 음악가인 스콧 페이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다양성이 능력을 이긴다"며, "최고의 문제 해결자들에게는 비슷한 성향이 있다. 그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을 때는 문제 해결 능력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무작위로 모아놓았을 때 문제 해결자 집단은 다양한 성향을 띠게 된다. 이런 다양성은 그들을 집단적으로 더 뛰어나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드라마 SKY캐슬의 엘리트 속에 들어간 아웃사이더로 인해 엘리트들의 잘못을 깨닫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과 같이 1등 집단인 국회에 그들의 DNA와 다른 DNA를 지닌 사람이 들어가서 국민을 위한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br>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

뒤베르제는 비례대표제는 다당제로 가고 다수제는 양당제로 간다고 한다. 시대는 다양성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고 정치도 이제 다당제의 다양성을, 1등이 아닌 자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SKY캐슬의 엘리트들이 아웃사이더를 배척하는 것과 같이, 기존 이익을 위협당하는 권력 엘리트들이 형식적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민주적 변화를 거부하는 것을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루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체되어 있는 대한민국호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권력 엘리트들만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양성은 능력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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