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 서울문화투데이 편집위원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문화계에는 어떤 특별한 일들이 있을까. 먼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들이 4월까지 전국적으로 진행된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예상된다. 7월에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개최된다. 그리고 전국 각 지역에서는 본격적으로 민선7기 공약 이행을 위한 정책과 사업들이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모든 국가적 계기와 굵직한 행사, 정책의 실현을 위한 핵심에는 '문화적 메시지'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한국과 세계를 잇는 것이 문화예술이기 때문이다.

매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문화예술 트렌드 분석과 조사를 통해 전망하는 미래문화가 지난해 11월 발표됐다. 그런데 2019년이 아니고 「2020년 문화예술 트렌드 분석 및 전망」이다. 책임연구한 김혜인 박사는 "다음 시대로 넘어간다고 여겨지는 2020년의 문화예술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가능성을 짚어보게 한다는 상징성 때문"이라고 연구보고서의 서문에 밝혔다.

도출된 2020년 10대 문화예술 트렌드는 "1)시간민감성의 시대 여가를 즐기자 2)일상 속 생활문화, 스며들다 3)긱 이코노미와 예술인이 일하는 법 4)1인 크리에이터, 전문가로 인정받다 5)혐오가 가져온 토론문화, 우리의 다양성을 드러내다 6)실패자가 아니에요. 문화적 응원 7)예술가는 젠트리파이어? 예술가의 생존법 찾기 8)남북 교류, 문화교류에서 남북합작으로 9)문화분권, 지방자치분권의 길을 열다 10)새 예술정책 시대로의 과도기"로 요약된다.

제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재,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확장되고 문화예술과 관련된 사회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미래 변화상과 정책적 수요를 예측하고 바람직한 변화를 형성하기 위한 문화정책의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9년을 넘어 2020년을 기준으로 조사한 연구는 적확하다.

그렇다면 2020년을 맞이하는 2019년, 우리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우리나라 문화정책의 변천을 보면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이 제정, 공포되면서 오늘날의 문화정책이 시작됐다. 이전에는 대부분 규제였다. 문화예술중흥 5개년 계획과 함께 예술인 지원정책도 시작됐다. 90년대부터 문화복지가 대두되면서 국민의 문화향유권으로 중심이 이동됐다. 이후 한류 등 문화산업의 중요성이 부상했으며, 현재는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문화관광부 차관과 한국예술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한 박양우 중앙대 교수는 "문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어떻게 문화를 진흥시키는지를 논의하는 것인데, '문화의 진흥'은 세 가지로 정의해볼 수 있다"며, "첫째는 문화창조력을 높이는 것, 둘째는 국민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넓히는 것, 셋째는 문화경제의 활성화"라고 말했다.

2019년은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건국 100주년이라고 할 수 있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 정신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대한민국 100년의 발전과정을 성찰하고, 나아가 희망찬 미래 100년을 만드는 해다. 그 근간에는 우리의 역사, 문화유산이 있으며, 그 산물인 문화예술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문화정책의 역할이 막중하다.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 서울문화투데이 편집위원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율과 창의가 넘치고 사람이 있는 문화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아직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 백범 김구 선생이 말한 것처럼 '문화의 힘'이 중요하다. 자유롭게 많은 예술작품이 창작되어 그것을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그래서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2019년, 우리는 '문화의 힘'을 발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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