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경찰서 여청과 부산까지 내려가 만남 도와

3일 부산시 사하구 소재의 한 노숙인 시설에서 32년 전 헤어진 모자가 극적으로 상봉하고 있다. /청주청원경찰서
3일 부산시 사하구 소재의 한 노숙인 시설에서 32년 전 헤어진 모자가 극적으로 상봉하고 있다. /청주청원경찰서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32년 전 헤어진 아들을 찾기 위해 평생을 헤매던 A(76·여)씨가 청주청원경찰서 여성청소년과의 도움으로 3일 극적인 모자상봉을 하게 됐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아들 B(47)씨는 지난 1986년 '놀다오겠다'며 집을 나선 후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아들을 잃어버린 후 TV 방송 등을 통해 행방을 수소문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이후 통한의 세월을 보낸 A씨는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번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심정으로 청원경찰서 여청과를 찾았다.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여청과 직원들은 실종아동보호전문기관에 유전자 대조를 요청, 지난달 21일 부산시 사하구 소재의 노숙인 시설에 아들 B씨가 생활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실종아동전문기관에 전국 아동 및 장애인 시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유전자 정보가 보관돼 있는 것을 활용한 것이다.

부산으로 내려가 아들과 만난 A씨는 "부모로서 자식을 잃어버렸다는 자책감에 평생을 살았는데 이제 그 짐을 덜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인 A씨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청주 인근 시설로 B씨를 데리고 올 수 있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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