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슈] 조선왕조 태실문화의 '효시'… 체계적 관리 필요
원위치 아니란 이유로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실패
민간소유 묘소 부지매입·연구용역 등 3억원 편성

금산군이 태조 이성계의 태를 봉안한 태조대왕 태실 보물 지정을 재추진한다. 현재 태실은 원래 위치에 1975년 민간인 묘소가 들어선 이후 석물 반출 위기에 처하자 1993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 복원한 것이다. / 금산군
금산군이 태조 이성계의 태를 봉안한 태조대왕 태실 보물 지정을 재추진한다. 현재 태실은 원래 위치에 1975년 민간인 묘소가 들어선 이후 석물 반출 위기에 처하자 1993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 복원한 것이다. / 금산군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금산군이 오랜 숙원사업인 태조대왕 태실 보물 지정 재추진에 나선다. 원위치(추정지) 토지 매입비와 첫 개수 당시 성물을 찾기 위한 시굴·발굴 연구용역비도 수립했다.

군은 현재 민간인 소유로 돼 있는 묘소의 부지매입비와 연구용역을 위해 3억원(부지매입비 2억원, 연구용역비 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토지소유주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태조대왕 태실은 1975년 원위치에 민간인 묘소가 들어서고, 10년 후인 1985년 태실 석물이 반출 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마을주민들이 이를 제지하면서 8년 뒤인 1993년 현재 위치인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산1-86 외)에 복원됐다.

복원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1989년에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131호로 지정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앞서 금산군은 2016년 금산 태조대왕 태실유적의 역사와 가치에 대한 학술연구를 바탕으로 2017년 보물 지정을 추진했으나 원위치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에 실패했다.

민간인 소유의 부지(원위치 추정지)를 매입하겠다는 금산군의 의지는 충남도 문화재위원회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면서, 동시에 보물 지정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태조대왕 태실은 조선왕조를 개창한 태조 이성계의 태를 봉안한 석실로 1393년 조성돼 1689년 개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 고유의 장태문화를 잘 보여주는 조선 최초 가봉태실이라는 점, 태조 이성계의 태실이라는 상징적 가치, 비교적 잘 보존된 10여 개의 가봉태실 중 하나라는 문화재적 가치, 창건과 개수과정이 문헌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물 승격을 통한 체계적 보존관리가 필요하다고 군은 강조하고 있다.

다만,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태조대왕 태실 원위치 토지소유주의 결심과 결단이 전제돼야 한다.

금산군이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 면담 및 전화 통화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태조대왕 태실이 갖는 역사·문화적 가치와 보물 지정의 필요성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도 관건이다.

금산군과 군의회, 마을주민까지 뜻을 모아 태조대왕 태실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재추진에 나선 상황에서 금산군이 토지소유주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놓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남 도내 태실 관련 지정문화재는 태조대왕 태실 외에 명종태실(유형문화재 121호), 선조태실(문화재자료 117호), 숙종태실(문화재자료 321호)이 있으며, 이 가운데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원래 자리에 온전하게 남아 있는 '서산 명종대왕 태실 및 비'는 지난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김정미/금산 2galia@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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