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사중 돌봄·방과후·유치원 운영 무더기 적발
이번 겨울방학에도 43개 학교 작업… 각별한 주의 요구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충북도교육청이 방학 때마다 학교 석면 해체·제거공사를 실시하면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하지만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도내 25개 초등학교가 최근 3년간 석면 해체·제거 공사 중 같은 건물에서 돌봄교실과 방과후교실, 병설유치원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전국 초중고 학교환경 개선사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 확인됐다.

도내에서 석면 해체 공사를 하면서 돌봄교실을 운영한 곳은 60개교다. 이 중 석면 해체·제거 공사건물과 같은 동에서 운영한 돌봄교실이 12개, 공사건물과 다른 동이 46개, 학교 외 건물이 2개였다.

또 석면 해체 공사를 하면서 방과후학교를 운영한 곳은 31곳이며, 이중 공사건물과 같은 동이 6개, 다른 동이 24개, 학교 외 건물이 1개였다. 병설유치원을 운영한 곳도 39곳인데 같은 동이 7개, 다른 동이 29개, 학교 외 건물이 3개였다.

석면은 인체 노출 시 폐암·악성중피종암·후두암·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르면 방진마스크와 보호복·장갑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사람 외에는 석면 해체·제거 작업장에 출입하게 해서는 안 된다. '학교석면관리 매뉴얼'도 학생과 교직원이 생활하는 공간과 격리하게 돼 있다.

감사원은 또 도내 학교 1곳이 석면 해체·제거 전에 냉난방기 교체 공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석면이 공기 중에 확산하지 않도록 냉난방기 교체 공사보다 석면 해체·제거 공사를 우선 또는 동시에 시행하도록 한 기준을 무시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지역별 석면지도상 '무석면 구역'으로 표시된 도내 24개 초·중·고교의 천장재가 석면을 포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학교를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겨울방학에도 도내 43개 학교의 석면 해체·제거공사를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공사 대상은 유치원 1곳, 초등학교 25곳, 중학교 11곳, 고등학교 6곳의 7만9천300㎡이고, 약 17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도교육청은 안전한 공사를 위해 학부모, 환경단체, 감리인,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석면 모니터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모니터단은 석면을 해제·제거하는 전 과정에 참여해 현장을 감독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시정을 요구하는 역할을 맡는다.

도교육청은 석면 교체공사를 하는 학교에서는 방학 중 돌봄교실 운영 계획 수립시 방학 전 가정통신문 안내 등을 통해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학교건축물 석면 해체·제거공사에 앞서 가정통신문 발송과 누리집 게시, 차단막과 음압 장치 설치 등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철저하게 공사할 것을 안내했다.

도교육청은 이번에도 학생들이 안전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사후처리까지 당부했지만 공사현장의 안전관리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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