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빅토르 위고의 명언이다. 자식에게 아버지는 삶의 외풍을 막아주는 든든한 우산이다. 어머니는 자식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약손 같은 존재다. 어린 시절, 아무리 배가 아파도 어머니가 "내 손은 약손"이라며 배를 쓰다듬으면 씻은 듯이 나았다. 어머니의 손은 만병통치의 영험을 지닌 거룩한 손이었다. 장 파울은 "병사는 전투적으로, 시인은 시적으로, 신학자는 경건하게 교육할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만은 인격적으로 교육할 것이다. 자연 가운데서 아들, 딸의 행복을 기뻐하는 모친의 기쁨만치 거룩하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기쁨은 없다"고 말했다.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던 1863년 영국의 사우스 웨일즈 구릉지대를 갓난아이를 안고 지나던 한 여인이 눈 속에서 얼어 죽고 말았다. 구조단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인의 겉옷에 싸여 살아있는 아기를 발견했다. 여인은 아기를 살리려고 겉옷을 모두 벗어버린 것이다. 이로부터 62년 후 모성애로 살아난 이 아기는 영국의 총리가 되었다. 그가 바로 위대한 정치가로 손꼽히는 '로이드 조지'이다.

스물대여섯 살 아가씨가 초로의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모녀는 내내 손을 꼬옥 잡고 있었다. 어머니가 말문을 열었다. "의사 선생님, 제 여식인데요. 어릴 적 농기구에 손가락이 잘렸어요. 다음 달이 결혼인데, 반지 끼울 손가락이 없어서… 늙고 못생긴 손이지만 제 손가락으로 접합수술을 할 수 있나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간절한 모성애에 의사선생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럼요, 세상에서 제일 예쁘게 수술을 해드릴게요."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이었다. 네 식구가 모여 사는 단칸방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이 어머니가 급히 양동이로 빗물을 받쳤다. 아버지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천둥 치는 바깥으로 걸어 나갔다. 며칠 전 교통사고를 당해 팔을 깁스한 상태였다. 아버지는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식구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찾아 나섰다. 골목길을 한참 헤매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지붕 위에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아버지였다. 구멍 난 지붕 위에서 비가 그칠때까지 우산을 받치고 있었던 것이다.

먼 옛날, 고려장 풍습이 있던 때의 이야기이다. 한 아들이 늙은 어머니를 등에 업고 산자락으로 접어들었다. 숲길이 짙어지자 노인은 손에 잡히는 대로 솔잎을 따서 띄엄띄엄 길에 뿌렸다. 아들이 어머니께 물었다. "어머니, 어째서 솔잎을 따서 뿌리세요?" "네가 혼자서 돌아갈 때 혹시나 길을 잃어버릴까봐 그런다" 이것이 어머니의 마음이다. 당신이 죽으러 가는 길인데도, 자식이 집으로 돌아갈 때 행여나 길을 잃을세라 걱정을 했던 것이다.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일찍이 태공은 "효도하고 순종하는 사람은 자기도 다시 효도하고 순종하는 자식을 낳을 것이요, 불효한 죄를 범한 사람은 자기도 다시 불효한 자식을 낳을 것이다. 이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저 처마 끝에 떨어지는 낙숫물을 보라. 방울방울 떨어지고 떨어져서 조금도 어기거나 옮기는 일없이 제자리에 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 주위에는 자기는 풍족하게 살고 있으면서 늙어 쇠약한 부모는 돌보지 않는 사람이 더러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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