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본관 전경.
청와대 본관 전경.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이 조만간 개편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청와대 개편을 요구했던 여당은 물론 청와대 내부에서도 개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당초 집권 2년을 꽉 채운 4,5월 개편설에서 개편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설 이전에, 이달말쯤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구체적인 시점까지 거론되는 등 청와대 비서실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미 새로 청와대에 들어갈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져 조만간 집권 후반기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게 될 제2기 청와대 참모진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개편 규모도 청와대 비서실의 핵심인 임종석 비서실장은 물론 남북관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국가안보실장까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확대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내년 총선을 준비하려는 청와대 인사들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새롭게 바뀔 청와대를 지켜보는 정치권 안팎의 눈길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후임 비서실장 1순위로 꼽히는 노영민 주중대사의 거취가 맞물려 있어 청와대 비서실 개편을 바라보는 충북의 관심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뜨겁다.

이처럼 청와대 비서실 개편이 속도를 내는 것은 경제상황 악화와 이에따른 지지율 하락 등 최근 심상치 않은 현 정부에 대한 기류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지율 40%가 위협받는 등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국민들의 지지는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당분간 나아질 가능성이 없는 경제상황이다. 그동안 숱한 고언(苦言)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에게 직격탄이 날리면서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으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파장은 이제 시작이다.

결국 집권 3년차, 제2기 청와대 비서실의 당면 현안이자 가장 큰 과제는 꼬여버린 경제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있다. 적폐청산과 남북관계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존 국정기조를 유지해가면서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험로가 새 청와대 참모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서실 개편 목소리를 높였던 여당의 당정관계 강화 요구도 밀린 숙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여의도에서 청와대에 주문할 것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그 대부분은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과 직결된 것들로 현재의 국정기조와 궤를 같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불협화음이 터질 수도 있다.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문재인 정부 제2기 청와대 비서진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풀어야할 일도 많고 난제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대통령과 함께 국정의 최일선을 뛰어야 할 비서실이 어떤 인물들로, 어떻게 구성되느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여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을 주목하는 국민들이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한 것은 거듭된 실책(失策)에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국민들의 생활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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