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높이·에너지 등 판박이처럼 유사
충북도립대 조동욱 교수, 출연진 5명 목소리 IT 동원 분석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 모창가수의 음높이와 에너지 등이 진짜 가수와 비슷해 유사하게 들리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60) 교수는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인 '히든싱어'에 출연한 모창 가수와 진짜 가수의 목소리를 IT(정보기술)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원곡가수와 모창가수의 음성 스펙트럼이 거의 동일한 모습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실험은 이 프로그램 왕중왕전에 출연한 가수 이문세·휘성·환희·거미·바다와 이들을 그대로 흉내 낸 5명의 모창 가수의 음성 샘플을 사용됐다.

휘성과 그의 모창 가수는 음높이 최소·최고 값이 각각 80.726㎐·459.996㎐와 84.481㎐·496.402㎐로 거의 같았고, 음성에 실린 에너지도 73.856㏈과 76.823㏈로 큰 차이가 없었다.

진폭 변동률(㏈), 주파수 변동률(%), 발음속도, 무성음 비율 등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거미와 모창 가수도 음높이 편차가 345.115㎐와 359.325㎐로 비슷했고, 음성의 조화로움을 나타내는 소음 대 배음비(NHR·noise to harmonics ratio)는 0.404%와 0.414%로 거의 일치했다.

바다와 모창 가수 역시 평균 음높이가 269.945㎐와 270.002㎐, 음성 에너지는 73.626㏈과 75.267㏈로 흡사했다.

반면 이문세와 모창 가수는 평균 음높이가 109.464㎐와 130.937㎐, 소음 대 배음비는 0.417%와 0.309%로 차이가 컸고, 환희와 모창 가수의 평균 음높이도 192.429㎐와 246.010㎐로 크게 벌어졌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 음성 스펙트럼이 완벽하게 일치해 동일한 목소리처럼 들린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음성 스펙트럼이 같다는 것은 두 사람이 표정이나 입 모양을 비슷하게 만들어 발성 근육을 동일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문세와 환희 모창 가수는 이를 이용해 음색 차이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창은 상대 가수의 음색과 에너지, 무성음 비율 등을 최대한 일치시킨 상태에서 표정을 비슷하게 만들수록 싱크로율이 높아진다"며 "여기에 상대 가수의 감정까지 공유하면 듣는 사람이 구분하기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이달 23일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한국통신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이번 연구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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