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9특집] 이순구 청주 육거리시장 하나축산물 사장
[창간29특집] 이순구 청주 육거리시장 하나축산물 사장
  • 이규영 기자
  • 승인 2019.01.17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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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만 30명·훈장처럼 박인 굳은살… 10년 열정의 기록
30대 초반의 나이로 청년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매일 환한 웃음과 열정으로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청주 육거리시장 내 하나축산물의 신범규, 이순구, 손현수씨(왼쪽부터)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용수
30대 초반의 나이로 청년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매일 환한 웃음과 열정으로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청주 육거리시장 내 하나축산물의 신범규, 이순구, 손현수씨(왼쪽부터)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규영 기자] "이대로 가다간 취업도 못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젊은 나이였으니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 돈을 벌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죠." 

10여 년 전, 스무 살의 나이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던 젊은이들. 그들이 뛰어들게 된 정육점 일은 평생 직업이 됐다. 매출은 매년 늘어 연 20억원 달성이라는 꿈도 생겼다. 청주 육거리시장 하나축산물의 이순구(32) 사장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다. 이 사장은 현재 대학친구인 신범규, 손현수씨와 함께 일하고 있다.

환경공학을 공부한 이 사장은 대학시절 내내 끊임없이 진로고민을 했다. 전공을 살리면서 공부를 계속 하기에는 돈벌이가 수월치 않아 보였고, 잘 해낼 자신도 없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이 사장은 아버지가 해온 정육점 운영에 관심을 가졌다.

공부와 가업 잇기, 그 사이에서 이 사장은 결국 아버지의 대를 잇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시작한 정육점 일은 평탄치만은 않았다. 고기 부위를 외우는 것부터 자르는 일, 판매하는 일 모두 배움의 과정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정육점을 거쳐간 30여 명의 직원들을 모두 '사부님'으로 여기면서 기술을 배웠다.

"친구들과 함께 일을 시작한 후 약속을 하나 했어요. 이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다 같이 잘돼 각자의 이름으로 된 가게 하나씩은 꼭 열자고."

2014년, 결국 이 사장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사업체를 인수했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스스로 운영해야한다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희망찬 미래가 곧 자신감이 됐다. 그의 매장은 육거리 시장 내에서도 매출 선두를 달리게 됐다.

이 사장은 새 물건이 들어오면 항상 가장 먼저 맛을 본다. 고기의 신선함을 확인함과 동시에 오늘은 어떤 부분이 가장 맛있는 지 고객에게 추천하기 위해서다.

"고기가 얼마나 좋은지에 따라서 장조림 거리가 국거리가 될 수도 있고 불고기 거리를 장조림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매일 고기 상태를 체크해 고객들에게 '이런 용도로 사용하라'고 정보를 드리면 다들 크게 만족하시죠."

이 사장의 부지런함은 발골 등의 기술을 배울 때부터 이어졌다. 5년 전 돼지 발골 기술을 배우기 위해 찾았던 육가공 공장에서 그는 밤낮없이 일을 배웠다. 뼈와 뼈 사이를 끊는 고된 작업에 당시 손에 잡혔던 물집이 굳은살이 돼 훈장처럼 자리했다. 

발골 작업의 위험성을 알기에 이 사장은 매장 내에서도 날카로운 도구에 대해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가게 안에는 칼과 같은 위험한 도구들이 많이 있어요. 저도 그렇지만 직원들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더 각별히 주의시켜 사고 없는 한 해를 보낼 계획이에요"

새해 이 사장은 '안전'을 가장 큰 목표로 삼기로 했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장사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이와 더불어 이 사장은 올해 또 다른 사업 아이템을 확장할 계획이다. 바로 '배달 서비스'다.

"일정 금액을 충족하면 바로 배송해주는 시스템도 생각하고 있어요. 고객 편의를 도모하고 저희도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죠. 또 가능하다면 고기 외에도 여러 상가들과 합작해 배송할 수도 있겠죠."

 

△이순구 사장의 '대박 매출' 영업비결

● 쿠폰북

만원에 한 장, 값어치는 500원. 하나축산물 이순구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쿠폰은 발행 이후 5년의 시간이 흘러 가게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하나축산물의 쿠폰북은 애초 스티커 붙이기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명함 형태의 작은 종이쿠폰이 발행된다. 매번 시장에 와 고기를 사는 단골손님에게 아주 인기가 많다. 인당 대략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쿠폰을 이용하는데 가장 컸던 금액은 50만원을 넘기도 한다.
 

● 정보공유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에서 나오는 구수한 사골국물은 어떤 뼈를 사용할까? 이순구 사장은 '돼지사골'이라는 비밀 레시피를 공유한다.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에서 비롯된 정보를 이 사장은 소비자들에게 공유, 보다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또 그는 대표적으로 이유식에 사용되는 안심의 경우 가격이 비싼 편에 속하지만 우둔이나 설도와 같이 '막'이 없는 고기로 사용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구입할 수 있다고도 강조한다.
 

● '덤'과 함께 웃음을

'정육점'은 고지식한 장사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장은 '젊고 살가운' 이미지를 강조해 이런 편견을 깨기로 했다. '덤'은 기본, 손자 같은 친숙함으로 어머님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가 가장 듣기 좋아하는 소리는 '아들 같다'는 소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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