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광규 충북도교육정보원장

올해부터 2015 교육과정이 초등학교는 전학년에 중,고등학교는 2학년까지 적용된다. 과거와 달리 교육과정이 학교에서 특색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교별 교육과정 재구성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

흔히 교직을 전문직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육 내용 수준이 높아서 학부모들이 지도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 과정에서 어떤 내용 수준으로 지도해야 할 지와 지도 시 사용하는 언어 선택 등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흔히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 활동을 교육과정이라 한다. 이 교육과정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교수 요목으로의 교육과정(이하 교수 요목 교육과정)과 학교의 지도 하에서 학생들이 가지게 되는 모든 경험과 활동을 포함하는 교육과정(이하 경험 교육과정)이다. 한자와 영어로 교육과정을 각각 써보면 교수 요목 敎育課程(curriculum), 경험 敎育過程(education programs, educational process)이다.

초중등교육법에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하며, 교육부장관이 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고, 교육감은 교육부장관이 정한 교육과정의 범위에서 지역의 실정에 맞는 기준과 내용을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교육부장관이 정한 국가 수준의 교수 요목 교육과정의 범위 안에서 지역별 교육감(학교장)이 경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와 같이 학교 급별 과목별 오직 한 개의 교수 요목 교육과정만 인정하는 형태를 중앙 집중형 교육과정 제도라 하는데 모든 학교에서는 이 교육과정을 필수적으로 운영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학교나 교사 개인이 임의적으로 교수 요목 교육과정의 내용은 더하거나 감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다만 법령에 포함되어 있듯이 교육부 장관이 정한 교수 요목 교육과정 범위 안에서 교육감은 지역의 실정에 맞는 기준과 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데 이를 경험 교육과정의 재구성이라 한다.

경험 교육과정 재구성은 교수 요목 교육과정에 들어있는 성취 기준, 학습 요소,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 평가 방법 및 유의 사항을 파악하여 이를 충분히 반영한 핵심 성취 기준을 새로 마련하거나 교수 요목 교육과정의 나열 순서(적용 시기)의 변경, 주제별 통합 등의 방법으로 경험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다.

특색 있는 학교는 경험 교육과정의 재구성으로 생기는 여분의 시간을 학생들에게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 시간이 늘어나도록 하는 데서 만들어진다. 이것이 교육과정 재구성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를 위해서 교사들은 교육과정이라고 하는 숲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인 숲의 재배치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광규 충북교육정보원장.<br>
정광규 충북교육정보원장.

학교별 교육과정의 재구성과 관련하여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학교별 경험 교육과정이 다르다 보니 교수 요목 교육과정 적용 시기가 달라 전출입 학생의 경우 배우지 못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학교에서는 이를 보충해 주는 계획도 가지고 있으므로 학부모님들은 학교나 학교와 소통을 통하여 교수 요목 교육과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추운 겨울방학 중에도 학교별 학급별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연수하고 있을 선생님들께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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