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치료 단서 '바이오뱅크'서 찾는다

[중부매일 이규영 기자] 미래의학의 방향으로 맞춤·정밀의료가 제시되고 있다. 질병에 대한 정확한 치료타깃을 정한 뒤 최적의 표적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같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선 질병에 대한 단서가 필요하다. 같은 병을 앓았던 환자의 유전자 정보가 그것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개인 인체자원을 모아두는 은행이 있다. 오송생명단지 내 건립된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대해 알아봤다. / 편집자

'햄과 같은 가공육이나 붉은 고기를 많이 먹으면 직장암에 많이 걸린다', '담배를 많이 피우면 폐암에 걸린다.'

우리가 알고있는 건강상식은 어떻게 밝혀졌을까. 바로 인체자원을 활용한 질병연구를 통해서다.

인체자원이란 사람의 신체로부터 수집된 혈액, 조직, 체액 등의 유래물과 인체유래물 기증자로부터 수집된 임상, 역학, 유전정보다. 인체자원 수집을 통해 개인별 유전적 배경이나 생활습관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연구해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정밀의료를 실현하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정밀의료는 환자마다 다른 유전체·임상·생활습관 정보를 분석해 정확한 치료 타깃을 설정한 뒤 최적의 표적치료 방법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다. 정밀의료서비스 실현을 위해서는 유전체 정보 등 빅데이터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체자원을 모아두면서 빅데이터를 구성하는 은행이 있다. 지난 2012년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에 문을 연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이다.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운영하는 '바이오뱅크'로서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전국 17개 대학병원에 인체자원단위은행, 2개 협력병원, 한국인체자원은행네트워크(Korea Biobank Network 이하 KBN)를 구성한다.

인체자원은행은 유전적 정보가 담긴 질환 자원을 동결보존해 이를 필요로 하는 국공립연구소, 대학, 의료기관, 바이오산업계 등에 분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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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까지 83만여 명 분의 인체자원이 수집됐고 2천294개 인체자원을 활용한 연구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894편의 논문 및 54건의 특허가 출원되기도 했다.

농촌코호트 DNA/유전정보 인체자원을 연구한 '한국인 염증성 장질환 유전요인 발굴', 간암환자 25명의 조직을 이용한 '간암 대사 제어를 통한 치료 가능성 규명' 등의 연구 성과가 그것이다.

대학병원 소재의 인체자원단위은행은 충북대병원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들이 속해있다.

이들 인체자원단위은행은 병원을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질병 기반 인체자원을 수집·관리한다. 이 때 수집되는 자원은 모두 인체자원을 보건의료 연구에 사용하도록 동의한 기증자에 의해 모집되는데, 대학병원들의 경우 검사와 진료를 목적으로 방문한 환자가 담당 의료진 및 인체자원은행 코디네이터의 기증 설명에 따라 '인체유래물 기증 동의서'에 서면 동의한 경우 해당 자원을 인체자원은행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수집된 자원들이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인체자원연구지원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보건의료 R&D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에게 분양된다.

KBN에서는 확보하고 있는 인체자원을 효율적으로 분양하기 위해 온라인 분양신청 시스템인 '분양데스크'를 운영한다.

연구자는 인체자원 분양데스크를 통해 질병분류별, 역학자료별, 검색 키워드별로 상세검색 후 직접 분양신청 할 수 있으며 국내 거주하는 한국인 연구자로서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 또는 면제를 받은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책임자라면 분양받을 수 있다.

국립중앙인체자원 관계자는 "인체자원은 질방을 예방하는 등의 정밀의료를 실현하고 신약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연구자원"이라며 "2020년까지 예정된 사업 3기를 통해 미래보건의료의 핵심 인프라로서 자리잡고 질환별 패널지원 수집 증대·보건의료 산업계 분양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코호트란
특정한 기간에 태어나거나 특정한 거주지에서 생활하는 집단과 같이 어떤 특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일정 기간에 추적조사 대상이 되는 특정 인구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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