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문화재단 파행 운영 놓고 시-시의회 갈등 국면
시의원들 "피감기관에 자녀 취업, 부끄럽다" 비난
허 의장 "본인이 원해 응모했고 스스로 판단해 사직"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허영옥 충주시의회 의장의 아들이 충주음악창작소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됐다가 논란이 일자 스스로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주중원문화재단(이사장 조길형 충주시장)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달 21일 충주음악창작소의 창작소장과 엔지니어 A·B, 기획, 행정 등 계약직 직원 5명을 모집하기 위해 채용공고를 냈으며 허 의장의 아들 A씨는 이중 행정직에 응모했다.

1명을 모집하는 행정직에는 총 8명이 응모해 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재단은 행정직 응모자 8명 가운데 지난 8일 적성검사와 실무평가를 통과한 3명을 대상으로 15일 면접을 실시해 16일 A씨를 최종 합격자로 발표했다.

그러나 A씨가 허 의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논란이 일자 A씨는 이튿날인 17일 스스로 임용을 포기했다.

재단 관계자는 "A씨가 16일 합격자로 발표된 뒤 이튿날 팩스를 통해 재단에 임용 포기서를 제출해 다른 예비합격자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충주시는 독립적으로 운영돼 오던 충주음악창작소의 운영을 지난해 말 충주중원문화재단에 위탁했으며 시의회는 지난해 충주중원문화재단의 파행적인 운영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고 시가 제출한 올해 당초예산 중 절반 정도를 삭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의회 의장의 아들이 해당 기관에 취업을 시도한데 대해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난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재단의 파행적인 운영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 온 동료 시의원들은 허탈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B의원은 "충주중원문화재단의 파행 운영을 놓고 시와 시의회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회 의장이 자신의 아들을 해당 기관에 취업시키려고 했다는 사실은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시의회가 어떻게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겠냐"고 혀를 찼다.

이에 대해 허영옥 의장은 "본인이 원해서 응모했고 본인의 판단에 따라 임용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허 의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수천만 원의 보조금을 편취한 것이 드러나 지난 2010년 청주지법 충주지원으로부터 영유아보육법 위반 혐의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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