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피난둥이 할머니 10명의 통일염원을 담다
해방·피난둥이 할머니 10명의 통일염원을 담다
  • 이지효 기자
  • 승인 2019.01.20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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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100주년 기념 작품 평화기원 전시회' 눈길
생애주기 문화교육 모범사례 동아리 '미네럴 파우더'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그 시대를 겪었던 70~80대 할머니들의 뜻깊은 작품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저 나이 70세 최고 나이 84세 할머니들 10명으로 구성된 '미네럴 파우더'.

'미네럴 파우더'는 지난 2017년 청주노인종합복지관 미술반 어르신들이 중심이 돼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다. 당시 강사였던 조성연 작가가 가르치고 '미네럴 파우더' 할머니들은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과 재능기부를 통해 제 2의 인생을 만끽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독립 100주년 기념 미네럴 파우더 평화통일 기원 작품전시회로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위치한 공감문화예술아카데미 깨비 제1전시장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전시장 개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로, 전시와 함께 할머니들이 그동안 진행해온 수업과 봉사, 체험한 영상도 함께 볼 수 있다.

2017년 처음 그림을 접한 회원도 있고 그보다 앞서 그림을 접했던 할머니들의 실력이 괄목상대했다.

특히 이번 전시 주제인 '독립 100주년 기념 평화통일 기원 작품 전시회'가 더욱 의미있는 것은 1936년생 부터 1945년 해방둥이, 1950년 6·25 피난둥이들로 구성된 '미네럴 파우더' 회원이기 때문이다. 전시 주제도 할머니들이 직접 제안해 정한 것이라고.

이 작품을 내놓기까지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해 6월 이번 주제를 정하고 밑그림부터 어떤 그림과 내용을 넣을 것인지에 대해 조성연 작가와 상의하고 고민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쳐 지금의 작품이 탄생했다.

조성연 작가도 "우리 어머님들의 작품이 수준급"이라며 "저도 어머님들을 보며 더 노력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됐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 가짐이 들었다"고 밝혔다.

'미네럴 파우더' 할머니들은 각자의 작품속에 평화통일의 염원을 가득 담았다.

김묘자(77) 회원은 '하나되는 우리'라는 작품에 두 마리의 비둘기가 합쳐져서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합쳐진 한반도에서 무지개가 뻗어나가 태양과 태극마크, 꽃이 화려하게 피어난 것을 표현했다. 김 회원은 올해 77세와 결혼 50주년을 맞아 오는 4월 성모병원에서 개인전을 펼칠 예정이다.

채병희 회원은 '우리같이 사랑하자'는 제목의 작품으로 어린이들이 평화롭게 함박웃음을 짓고 평화통일을 이뤄 삼천리 강산에 무궁화 동산이 되기를 바란다는 염원을 담았다.

곽춘숙(84) 회원은 '평화의 동산에서'를 제목으로 태극마크와 비둘기, 아름다운 꽃들을 표현했으며 남북으로 갈라져 화합하지 못하고 사는 안타까움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윤원희(76) 회원은 '통일나무'에 새를 양국 정상으로 대치시켜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형상화 했다.

김태숙(82) 회원은 'No.1' 작품에 평화통일로 꽃피난 그날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공순(84) 회원은 통일을 염원하며 파란 한반도에 나비가 훨훨 날아다니는 것을 표현했다. 사람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지만 나비는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했다.

김홍숙 회원은 '우리는 하나' 작품에 남과 북이 끈으로 이어져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비둘기와 사람들 형상화했다.

박옥기(75) 회원은 실향민과 이산가족들이 통일을 이뤄 무지개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날을 기원하며 그렸다. 1945년 해방둥이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고도 했다.

유봉녀(70) 회원은 '남북통일'이라는 제목으로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위쪽은 빨강, 아래쪽은 파랑으로 태극 무늬를 형상화하기도 했다.

오세영 회원은 '한반도 평화'라는 제목으로 평화의 바다를 표현했다.

이날 2017년 충북문화재단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공동 주관한 '리본(Reborn)프로젝트'에서 인연을 맺은 김경식 전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도 참석해 어르신들의 작품에 대해 극찬했다.

김 전 대표(청주대 교수)는 "이것이 바로 생애주기 문화예술교육의 표본"이라며 "이렇게 멋진 그림이 이곳에만 있는 것이 아깝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김 전 대표는 "작가의 생각과 발상의 전환, 등 우리 회원님들이 작품엔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을 넘나들며 표현하고 있다"며 칭찬했다.

이날 조성연 작가는 가정주부들로만 살았던 어머니들께 뜻깊은 선물을 준비했다. 어머니들의 작품 하나하나를 넣어 자기만의 명함을 만들어 준 것이다.

사전에 알리지 않고 서프라이즈로 준비해 어머니들의 감동은 두배가 됐다. 김경식 전 대표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명함을 일일이 전해주며 감동을 함께 나눴다.

이들의 지도를 맡은 조성연 작가도 "어머님들의 가능성을 충분히 봤고 힘들지만 잘 따라와주신 어머님들께 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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