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손맛처럼'… 첨가물 없는 건강한 수제 참기름

김현주 농부인푸드 대표가 자사 착유기술로 생산한 참기름 제품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신동빈
김현주 농부인푸드 대표가 자사 착유기술로 생산한 참기름 제품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10살, 7살 아이의 엄마인 김현주 대표는 100세 시대에 직장 다니는 남편과 가족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관두고 자연스레 가정에만 집중했던 그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업무를 찾던 중 농사짓는 부모님께 조언을 얻어 농식품 가공업에 뛰어들게 된다.

▶엄마의 도전

"아이를 낳고 직장을 관둘 때 내가 다시는 직장을 갖고 월급을 받지 못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평생 직장을 다닐 수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뭐라도 해야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터라 시간도 많지 않고 특별한 기술도 없었던 김 대표는 농식품 가공업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 중 원재료에 크게 변형을 주지 않고 제품화 할 수 있는 참기름 생산에 도전한다.

"옛날부터 참기름 같은 조미료는 친정엄마가 주시는 것을 쓰곤 했는데 요새는 그런 것들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과거 향수도 불러일으키고 또,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 이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참기름 사업에 뛰어든 김 대표는 이후 깨끗하고 건강한 수제 참기름을 만들며 신세대 아이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참기름은 유행을 타지 않고 쓰임이 많은 만큼 꾸준한 소비가 필요합니다. 농부인푸드의 제품이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될 것입니다."

▶엄격한 품질관리

농부인푸드 참기름·들기름 제품. /농부인푸드 제공
농부인푸드 참기름·들기름 제품. /농부인푸드 제공

농부인푸드의 참기름은 첨가물 없는 고유의 맛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참기름과 들기름에 대한 자가품질검사를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으며 2주 이내에 생산된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향과 맛이 중요한 참기름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선택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농부인푸드 제품은 120㎜, 200㎜, 300㎜로 시중에 파는 일반제품보다 소량으로 포장돼 있습니다. 그 이유는 기름이 공기와 접촉하면 산패가 진행되는데 그 순간부터 맛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참기름이지만 제대로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김대표는 깨를 볶는 온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시도 끝에 확보한 노하우가 농부인푸드의 경쟁력인 것이다.

"참기름을 만드는 과정은 세척, 깨 볶기, 착유의 과정이 필요한데 모든 공정에서 맛과 향을 잡기위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그 중 볶는 온도가 가장 핵심인데 이 온도에 따라 풍미가 달라집니다."

이처럼 제품 생산과정을 세심하게 살피는 김 대표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대부분의 참기름은 침전(가라앉는 불순물을 빼고 그 위의 것만 사용하는 것) 과정을 거치지만 농부인푸드는 생산된 100%를 전부 제품화 합니다."

침전 작업은 깨를 볶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밴조피렌 검출 등을 낮추기 위해 진행되는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품질에 자신 있는 농부인푸드는 이 같은 과정이 거치지 않는다.

이밖에도 농부인푸드는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지킨 쌀 과자 생산, 전통장류 키트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쌀 과자는 아직 본격 유통 전 단계라 숙제가 많습니다. 지인들이나 프리마켓에 판매해보는 수준입니다. 첨가물 제로로 건강한 맛을 지키고 싶은데 본격 판매에 들어가려면 생산라인도 크게 늘려야 하기 때문에 워킹맘인 제게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전통장류 키트 개발은 제가 충북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하게 된 아이템인데 전통장 담그시는 장인들과 연계해 식생활 교육 및 전통체험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소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장을 살리고 그분들과 협업·상생을 통해 농업분야의 새로운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생의 모델

큰 부담 없이 뛰어들었던 창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김 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사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크게 성공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나 같은 아이엄마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도 생기고 그런분들을 위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육아의 빈틈을 쪼개며 일을 하고 있는 김 대표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아이엄마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작년 말부터는 농민과 상생하는 협동조합 형태도 고민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농민분들, 워킹맘들과 손을 잡고 함께 일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고민하고 있다는 천연 쌀과자 유통 등이 그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 중입니다. 제 욕심을 버리고 수익을 조금씩 나눈다고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상생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갖게 됩니다."

김 대표 마지막으로 함께 고생하는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일을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전보다 소홀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그런 점들을 이해해줘서 너무 고맙고, 직장 퇴근하면 사업장을 찾아 일을 돕는 남편에게도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시간을 1분 단위로 쪼개어 쓸 만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김 대표는 농부인푸드가 사람들에게 '친정엄마가 해주는 정이 넘치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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