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10 혁신도시 지방정부 연대회의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 부터 오른쪽으로),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이원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과 지방 혁신도시 대표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대한민국 전역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사안으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사업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인 압승을 거둔 뒤 각 지역별로 쉽사리 드러내지 못했던 숙원사업을 중앙정부에 요구하면서 시작된 예타 면제가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4일 열리는 지역균형발전회의를 통해 광역단체별로 신청을 받은 38건 가운데 예타면제 대상사업을 최종 선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충청권의 예타면제 신청 사업을 보면 충북은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이, 충남은 보령에서 세종을 잇는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철도) 건설,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설치, 세종시는 'KTX 세종역 설치'가 각각 1순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충남의 보령선 대신 당진 석문산단 인입철도가, 세종의 KTX역 대신 세종~청주 고속도로 건설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최종선택은 정부의 몫이지만 4개 시·도에서 거론되는 사업만을 놓고 봤을 때도 이번 예타 면제가 지역에 미칠 파급력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런 만큼 지역마다 이번 발표가 지역발전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이들 사업은 많게는 1조8천억원 이상이, 적어도 8천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직접적인 투자규모도 크지만, 지역별로 향후 개발과 발전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충북선철도 고속화사업은 앞으로의 남북관계까지 염두에 둘 수 있는 '강호축 개발'의 시작이자 핵심 기반시설로 국토균형발전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들 사업의 예타면제가 이뤄져도 지역별 숙원사업 해소를 위한 첫 걸음 이상의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즉, 시작점일 뿐 사업의 지속적 동력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민주당 충청권 4개 시·도당 위원장들이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한 공동청원서를 채택하고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 공조에 나섰다. 집권세력의 한 축인 여당으로서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이지만 이는 충청권의 현실적 과제이며, 균형발전을 상징하는 등 민주당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부세종청사내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에서 지방분권을 비롯한 국정현안이 다뤄진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실질적 국가균형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청사진의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 대표에게 전달된 공동청원서 한장으로 당장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현 정부의 의지표명인 것이다. 얼마전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별다른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집권 반환기인 3년차가 시작된 시점에서 예타면제 대상이 됐다는 정부의 발표만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확인시켜주기에 역부족이다. 진정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면 보다 분명하고 확실한 의지표명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방향 제시 그리고 그 추진의지와 궤를 같이하는 징표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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